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CNBC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친서에 대해 “무척 따뜻하고 긍정적인 편지”라면서 "친서의 주요 목적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 같은 요청에 열려있으며 이미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2차 정상회담의 시점이나 장소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자세히 모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뭔가 일어나길 원하며, 이미 실현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의 9·9절 행사와 관련 “북한에서 최근 열병식은 핵무기를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는 “진전의 근거”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계기로 북미가 다시 한 번 '톱다운' 방식의 외교를 재가동할 경우 교착상태였던 북미 비핵화 협상 모멘텀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빈손 방북을 우려, “비핵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4차 방북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다른 조치들이 이뤄졌다”고 말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가능성을 신호했다.
한편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AFP에 따르면 1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보수단체 '연방주의자 협의회' 행사에 참석한 볼턴 보좌관은 연설에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이 문을 들어오게 만들 수는 없다”면서 북한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확실히 약속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1년 안에 가능하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0일에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1년 내 북한 비핵화를 제안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에 동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설이 끝난 뒤 볼턴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이 연내 만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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