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일상접촉자인 외국인 50여명이 현재까지 보건당국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확산 대응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밀접접촉자는 21명, 일상접촉자는 417명이다. 이 중 일상접촉자에는 외국인 115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질본은 외국인 115명 중 50여명이 어디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밀접·일상 접촉자에 대해 ‘능동감시’를 진행 중이다. 능동감시는 접촉자와 담당자를 일대일로 매칭해 매일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밀접접촉자는 환자와 2m 이내에 머물러 있는 등 감염 위험이 높은 만큼 자택격리까지 조치된다.
일상접촉자는 감염 위험이 낮은 분류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 떠다니지 않아 비교적 멀리 전파되지 않는다. 때문에 환자와 같은 항공기에 탑승한 상당수는 일상접촉자로 돼있다.
현 대응지침에서 이들은 ‘수동감시’를 받도록 돼있다. 수동감시는 관할 보건소가 5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유선·문자로 연락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사태 차단 강화를 위해 감시 방식을 능동감시로 전환키로 했다. 좌석은 멀었더라도 이동 중 환자와 가깝게 접촉했을 가능성이 함께 고려된 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외국인 50여명이 입국 과정에서 밝힌 것과 달리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능동감시가 불가능해졌다.
때문에 일각에선 방역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건당국은 경찰, 출입국사무소 등을 통해 연락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외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이번 메르스 환자가 입국 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리무진 택시도 관건이다. 택시기사는 환자 하차 이후 태운 승객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질본 조사 결과 23건의 카드 사용내역이 확인됐다. 적어도 23명 이상이 해당 택시를 이용한 셈이다. 이들 역시 환자가 남겼을 수 있는 분비물 등에 노출됐다면, 감염 위험이 있다. 환자는 택시로 이동 당시 발열과 기침이 나타나기 시작한 바 있다. 때문에 이들에 대한 능동감시도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현재까지 의심 증상을 보인 밀접·일상 접촉자 6명이 모두 ‘음성’(양호) 판정을 받았다는 점, 메르스 환자가 입국 후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까지는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드러나지 않아 비교적 전파력이 낮았다는 점 등은 다소 긍정적인 부분이다.
외국인과 승무원 등 주거지가 없던 밀접접촉자 4명을 호텔에 격리한 것도 지적 대상이 됐다. 불특정 다수가 머무는 호텔이 격리장소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이에 질본은 호텔에 있었더라도 다른 사람과 접촉되지 않도록 격리 원칙에 충실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이들을 별도의 지정 장소로 옮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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