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신창현 의원에 의해 택지개발 계획이 공개된 이후 안산시 주민들이 청와대에 택지지구 지정에 반대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리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안산시에서는 이미 올해 입주 폭탄이 예고돼 있어 택지개발로 공급이 늘어날 경우 주변 부동산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과천시와 함께 신규택지 후보지에 포함된 안산시에서 지정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두 곳이다. 162만3000㎡ 규모의 택지에는 9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며, 오는 11월 지정을 제안해 내년 7월 께 지정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745㎡ 규모의 택지에는 7710가구가 들어서며, 지난해 8월 지정을 제안한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안산시의 ‘미니신도시’ 개발을 반대하는 글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안산은 지금 재건축과 신규아파트 공급으로 미분양 상태다”, “넘쳐나는 집에 빈집과 임대매물이 쌓인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까지 안산시에서 예정된 아파트의 입주 물량은 총 6810가구로 이는 2001년 1만27가구가 공급된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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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안산시청 인근에서는 올 가을 2000가구가 넘게 입주를 시작한다. 중앙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중앙’ 1152가구와 인근에 고잔 연립1단지를 재건축한 1005가구 규모의 ‘고잔 롯데캐슬골드파크’가 입주한다.
고잔롯데캐슬골드파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는 예전 연립에 살던 어르신들이 몫돈 마련을 위해 매물을 내놓다보니 물량은 나오는 편”이라며 “초지역과 선부역 인근에도 아파트가 많다. 입주도 많은데 자꾸 지으면 어떻게 하냐는 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중앙역과 떨어진 초지역 인근에는 내년 6월에만 ‘푸르지오 에코·메트로·파크단지’ 등 총 4030가구가 동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선부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당시 3억1000만~3억2000만원대였고, 지금도 로얄층의 일반분양 물량이 3억2000만원이다. 서울 집값 잡는다고 하다가 서울만 오르고 경기는 조정받아 분위기만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2000년대 초 고잔신도시 들어선 이후 대규모 공급 없다가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아파트값이 정체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안산시 아파트의 1㎡당 평균 시세는 지난해 2분기 301만원에서 올 3분기 295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안산시에서는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신안산선’의 착공이 논의되고 있지만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등 외부에서 안산시로 넘어가는 수요는 많지 않다”며 “안산시 내부에서 노후 주택에 살던 사람이 새 아파트로 이사하는 수요가 많다보니 기존 주택의 가격은 떨어지고, 1000가구 정도만 들어서도 주변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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