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석유파동,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등. 과거 우리나라 경제를 한순간에 흔들어놨던 굵직한 사건들이다. 당시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던 우리나라는 위기를 버텨내며, 오늘날 세계 10위권대(2017년 GDP 기준 12위)의 경제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나서 슬기롭게 대처하고,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선제적인 투자 등으로 기회를 만들어온 덕분이다. 그러나 오늘날 또다시 우리나라 경제가 미·중 보호무역 확대, 저성장 구조 고착, 금리인상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에 삼성·현대·SK·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400조원이 넘는 중장기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도약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는 기조에 따라 일자리창출과 사회공헌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편집자주]
"지난 3년간 SK그룹에서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가 필요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이제 딥 체인지를 실천해야 할 때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8 이천포럼'에서 이같이 역설했다.
아울러 SK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와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80조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SK의 자산 공유화와 글로벌 경영 등에도 나서고 있다.
◆3년간 80조원 투자로 핵심 경쟁력 강화
SK그룹은 지난 3월 향후 3년간 80조원을 투자해 2만80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첫해인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5000억원(전년 대비 44% 증가)을 투자하고 8500명의 신규 채용에 나선다.
분야별로는 △반도체·소재 49조원 △에너지 신산업 13조원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11조원 △미래 모빌리티 5조원 △헬스케어 2조원 등이다.
실제 SK그룹 각 계열사는 올들어 잇달아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까지 약 15조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에 D램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과 중국 창저우시에 수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SK(주)는 약 7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바이오제약 회사인 앰팩을 인수하기로 했다.
◆사회적 기업과 함께하는 SK
SK는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 등은 대기업보다 사회적 기업이 더 잘한다는 최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SK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지원 정책은 2015년 출범한 '사회 성과 인센티브(SPC)'다. SPC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 성과를 화폐단위로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SK는 SPC를 통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30개 사회적 기업에 148억원을 지원했다. 2015년에는 44개 기업이 95억원의 사회 성과를 냈던 데 비해 지난해는 130개 기업이 참가해 324억원의 사회 성과를 냈다.
SK는 올해 SPC 지원 4년 차를 맞아 새로운 인센티브 지급 방안도 개발하고 있다. 또 3년만 지원하기로 했던 것을 무한대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열린 '제3회 사회적 기업 어워드'에서 "사회적 기업에 제공하는 인센티브(SPC)를 계속해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회적 가치로 당당하게 돈 벌 수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SPC를 통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SK 관계자는 "SK 각 계열사는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고, 경제적 가치도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 딥 체인지를 하고 있다"며 "협력사와 상생, 친환경 제품 생산 등 사회적 가치 추구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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