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와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시작된 신흥국 위기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브라질 헤알화가 다시 출렁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헤알화는 달러 대비 1.5% 하락했다. 브라질 증시 벤치마크인 보베스파 지수는 2.33% 하락 마감했다. 브라질 대선이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브라질 대선을 둘러싼 상황은 극도로 혼란스럽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브라질의 트럼프'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는 유세 도중 괴한의 습격을 받았고, 보우소나루 후보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는 좌파 노동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최종 포기했다.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소속된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는 11일 지도부회의를 열고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을 대신해 페드난두 아다지 부통령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장일치 승인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12년 1개월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지난달 31일 룰라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자격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노동자당은 11일 룰라 전 대통령이 수감되어 있는 남부 쿠리치바 시의 연방경찰본부 건물 인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고 아다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룰라 전 대통령의 서한도 함께 낭독됐다.
룰라 전 대통령을 향하던 표심이 누구를 향할지가 변수다. 룰라 전 대통령은 대선 여론조사에서 제외되고 있으나 현재 1위 지지율을 나타내는 보우소나루 호보를 능가하는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판단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일 발표된 다타폴랴(Datafolha)의 최신 여론조사에서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후보가 24%를 차지하면서 1위를 지켰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난 6일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괴한이 휘두른 칼에 복부를 찔리는 사고를 당한 뒤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그 뒤를 이어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후보가 13% 지지율을 기록했고,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마리나 시우바 후보가 11%,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가 10%, 노동자당(PT)의 아다지 후보가 9%를 각각 기록하면서 접전 양상을 벌였다. 시장이 선호하는 후보는 시장 친화적인 아우키민 후보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지와 거부가 극명하게 엇갈려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1차 투표에서 1·2위를 추리는 결선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은 있으나 대통령 당선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결선투표 예상 득표율은 고미스 후보가 45%로 가장 높았고, 시우바 후보와 아우키민 후보 각각 43%로 나왔다. 아다지 후보는 39%로 전망됐다. 반면 보우소나루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34∼3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브라질 대선 1차 투표는 10월 7일, 결선 투표는 10월 28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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