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미국의 경기확장세가 약 2년밖에 안 남았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달리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박스' 프로그램에 나와 미국의 경기순환주기가 7이닝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9이닝이 한 경기를 이루는 야구로 치면 막바지에 이른 셈으로, 그는 경기확장세가 2년 정도 더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달리오는 또 경제와 증시가 순항하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빨리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식 투자자들이 보다 방어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갈수록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달리오는 시장에서 동떨어져 있던 많은 현금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업 감세 효과도 한물 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게 향후 위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5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리먼브러더스 붕괴사태, 이른바 리먼쇼크가 10주년을 맞는다.
달리오는 중앙은행이 위기의 전조가 되기 일쑤인 거품을 더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게 2008년 위기의 최대 교훈이라며, 소득 수준을 감안한 최근 부채 수준은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음 위기가 '빅뱅' 수준이 되진 않겠지만, 이전보다 심각한 사회·정치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는 약 1500억 달러를 운용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달리오의 순자산을 181억 달러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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