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18 GGGF)’ 개막식에서 축전을 통해 “정부는 혁신성장을 경제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포럼의 주제인 4차 산업혁명 ‘ABC’ 전략은 4차 사업혁명의 거센 물결 속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4차 산업혁명의 도전을 우리 경제를 혁신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홍일표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장 등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정계 주요 인사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략적으로 대응해 ‘착한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문 의장은 “세계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피해가기 어려운 시대”라며 “분야에 관계없이 인공지능(AI) 도입과 기술융합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산업구조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오늘 포럼이 ‘AI’, ‘빅데이터', '융‧복합(Convergence)'의 ABC전략과 미래산업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어제 구미공단에서 폐허같이 변한 공장들과 녹이 슬어서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값비싼 설비 등을 보고 왔다”며 “이제야 말로 다시 우리사회 성장엔진이 다시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1998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당시 IT(정보기술)과 벤처 혁명이 오늘날 한국을 IT강국으로 만들었다”며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차상균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연구원장, 박현준 카탈로그 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강시철 레오모터스 회장, 룽멍주 중국 쓰비츠 마케팅총괄사장, 윌리엄 쳉 중국 알리바바 수석연구원 등 각계 인사들은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전략과 ‘5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구체적인 경제 구조의 변화상도 제시했다.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박 대표이사는 ‘혁신 원동력으로서의 바이오 테크놀로지’라는 주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데이터 저장 대란의 해결 방안을 심도 있게 소개했다.
그는 “현재도 인간은 저장능력보다 훨씬 많은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며 “2020년이 되면 현재의 저장기술로선 만들어지는 자료의 12.5%밖에 저장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이사는 생물학적·기술적 분야를 서로 합치는 것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최초로 ‘DNA 기반 데이터 저장 서비스’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여러 정부 기관, 대형 IT 기업, 그리고 기존 방식의 데이터 저장 매체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이미 차세대 저장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지닌 DNA를 연구 중”이라며 “미래에는 개인 건강 정보를 저장하는 생체 저장 매체로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강 회장도 21세기 혁신의 마지막 플랫폼을 인간으로 꼽았다.
4차 산업혁명을 구체화한 미래학자로도 알려진 강 회장은 ‘5차 산업혁명 대예측’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연결’ ‘인공물리 시스템’ ‘예측’ ‘호모 사피언스’의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인간이 중앙화의 시대에 산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미래엔 탈중앙화의 시대에 살 것”이라며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점을 뒀던 산업의 방향 역시 현실의 문제를 처방하는 데 초점을 두고, 그 방법은 자연의 법칙이 아닌 과학의 법칙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정·재계를 비롯해 학계와 민간 오피니언 리더 400여명이 참석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와 그 이후 전망에 대해 공감했다.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지금 전 세계는 AI와 빅데이터, 융복합이라는 산업적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출범 2년차를 맞은 우리 정부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변혁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일자리에 대한 불안은 때론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타나곤 한다”며 “그럼에도 많은 미래학자들은 이번 기회가 기존의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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