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만난 노경국 창원시청 관광정책관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아는 축제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순천만 국가정원을 조성한 것처럼 국가 꽃 축제 1호, 2호를 지정해 전략적으로 축제를 키웠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서울, 부산, 제주로 편중되고 있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이를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특색 있는 지역 관광을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
노 정책관은 “진해군항제에는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진해군항제는 이순신 장군의 승전을 기리기 위한 행사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순신상도 진해에 있다”며 “지역 축제도 분야별로 나눠서 국가에서 인증을 해줬으면 좋겠다. 현재는 없는 축제 산업을 키우기 위한 조례와 법률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선에 서 있는 지자체를 비롯해 중앙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가 소통하고 협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5년 창원시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상상길’이라는 특별한 길을 만들었다. 창원의 문화 예술 중심지인 예술촌에 한국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블록에 새겨 길을 만들었다. 블록은 한국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색으로 장식했다. 당시 한국 관광 브랜드의 슬로건이었던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를 잘 나타내는 길이었다. 선착순으로 2만3000명의 이름을 받아 블록에 새겼는데, 전 세계에서 30만명이 응모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문제는 사후관리였다. 노 정책관은 “2016년부터 창원시청에서 관리했다. 5가지 색으로 된 화강암 돌이 자외선과 비로 인해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자체가 이 길을 유지하기에는 예산이 너무 많이 들었다. 정부 공모 사업의 경우 사후 관리를 더욱 세심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지자체가 가진 특성을 살리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다. 창원은 바다가 가까워 사람과 물건이 끊임없이 오갔던 도시다. 조선 후기 마산 어시장에는 전국 상인들이 모여들었고, 1970년대에는 마산자유무역지역이 한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다. 창원시청은 이를 ‘산업관광 스토리 투어’로 만들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 산업관광 육성 공모에 당선됐다.
노 정책관은 “해설사 투어를 통해 과거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있던 소니(Sony), 필립스(Philips) 등의 회사에서 근무했던 분들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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