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사 연구개발(R&D)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전격 방문했다. 그룹의 미래가 혁신기술에 있다는 점을 전사에 인지시키고, 향후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의지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지난 10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신성장동력 사업의 연구진행 현황과 추진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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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이 지난 10일 종합기술원을 찾아 회의를 진행하면서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 사업 등 이른바 '미래 먹거리'로 일컬어지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챙겨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1987년 미래 준비를 위한 기초 연구와 핵심 원천기술 선행 개발을 위해 개관한 삼성종합기술원에는 현재 15개 연구실에서 1100여명의 연구원이 차세대 컴퓨팅 기술, AI, 혁신 소재 및 신물질, 자율 주행 및 전장 부품, 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참석한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선행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역량 확보를 위해 내부 인재들을 육성하는 동시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함으로써 외부와의 교류·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 이후 AI 기술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뉴욕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여섯 번째 글로벌 AI 연구센터다. 이들 AI 연구센터를 통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연구 역량 강화와 우수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AI 석학인 래리 헥 박사,앤드루 블레이크 박사를 비롯해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팬틱 교수, AI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다니엘 리 박사, 뇌 신경공학 기반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 세바스찬 승 박사 등도 동반자로 끌어들였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이들의 영입에 힘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발표한 AI, 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은 모두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선행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실상 삼성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핸 핵심 '싱크탱크'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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