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들은 종부세 강화되면 세입자한테 부담을 전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가을 이사철 접어드는데 새로운 전세수요가 진입하기는 더 어렵게 되면서 앓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부동산 종합 대책을 발표한 13일 오후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공인중개업소 사무실은 대책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었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강력하긴 한데 정말 부동산 경기를 죽여버릴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여러 규제 때문에 쉽지 않은데 매수세가 좀 꺾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는 다주택자와 2주택자들을 겨냥한 종부세 세율과 부과기준을 강화하고 갭투자자들을 겨냥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임대사업자 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총망라한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전월세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비싸고 집이 오래돼 전셋값은 상당히 싼 편인데 종부세를 올리면 필연적으로 임대료가 인상된다"면서 "2년간 전셋값이 꾸준히 올랐다. 집주인은 임대료에 세금 부담을 전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의적인 답변도 돌아왔다. F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20년째 영업 중인데, 세금이 올랐다고 안 팔아도 될 집을 파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 세금보다 집값이 더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 수혜지로 떠오른 마포구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기 다주택자 많다. 그래서 최근 똘똘한 한 채 붐 불면서 많이 정리하는 분위기더라"면서 "이젠 규제에 내성이 생겼다. 몇 년 지나면 규제 또 풀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이 아파트 1단지 전용 84㎡(12층)가 지난 3월 12억900만원에 거래됐고 이어서 지난달 말 1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 신축 아파트 같은 면적대에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통개발 보류를 발표 발표한 이후 관망세를 유지하던 용산·여의도 시장도 종부세 강화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으나 임대사업자 대출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마래푸 인근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혜택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반응이 상당하다. 세금 혜택이 확 줄어들고 이를 또 채우려면 기간이 늘어나고 조건이 필요하니까 타격이 크다"면서 "큰 부자들 아니고 작은 규모로 투자한 분들도 해당하기 때문에 영향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남북 균형발전 계획이 발표되고 매수세가 몰리면서 한달 세 1억원 가까이 집값이 오른 강북3구(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지켜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아동 I북한산시티 인근 O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생각보다 강하다. 앞으로 매도자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할 것"이라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꺾일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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