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노키아·에릭슨 등 3사를 5G(세대) 통신장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3사 의 기존 LTE 장비와 연동성 부분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내년 3월로 예정된 5G 상용화는 SK텔레콤-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를 중심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관심을 끌었던 중국 화웨이는 탈락했다. 가격과 기술적인 면에서 화웨이는 글로벌 업체 중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SK텔레콤, 5G 장비사로 삼성전자 등 기존 3사 선정...화웨이 탈락
SK텔레콤은 5G 장비사로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을 14일 선정했다. 3사는 SK텔레콤에 LTE 장비를 납품한 곳들이다. 삼성전자 장비는 수도권, 충청에, 에릭슨과 노키아는 각각 경상과 전라‧강원 지역에 구축된 상태다. SK텔레콤은 3사는 5G 주도권 경쟁에 필요한 기술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LTE 장비와의 연동 문제도 고려됐다.
SK텔레콤 관계잔자는 "기술력과 가격 뿐만 아니라 LTE 연동성,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등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곧 5G 장비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4G에서 이미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상태여서 5G에서도 화웨이를 선택할 게 유력시된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KT의 선택에 쏠린다. KT는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에릭슨·노키아 장비를 쓰고 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 등 3사의 기술력을 선정 이유로 들었지만 업계에선 이번 결정이 정부의 입장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기존 장비와의 연동성 문제도 수조원대 추가 비용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화웨이는 세계최초로 5G 상용화 장비 개발을 끝낸 상태다. 국내외 경쟁사에 비해 1분기 정도 기술력이 앞섰다는 평가다. 가격은 최대 50% 가량 저렴하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7월 장관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으로 서비스할 때, 장비와 단말기도 우리 것이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이통사 5G 투자비‧수익성 악화 고민...소비자 부담 늘어나나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의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미국과의 무역마찰 문제와 그에 따른 정부의 입김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장비의 가격적인 매력을 거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특히 통신3사는 최근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5G 상용화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는 과거 LTE 장비 구축에 20조원을 투입했다. 5G는 주파수 특성상 전파의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 거리가 짧아 설치할 기지국 수도 그만큼 늘어, 20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들 3사의 5G 초기 설비투자비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LTE 상용화 전후인 2011년(7조원)과 2012년(8조원) 대비 25%가량 높은 액수다.
3사의 지난 2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총 5조62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전분기 대비 1.2% 줄었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었다.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인상과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의 영향이다.
이동통신 3사가 기존 LTE 장비와의 연동을 이유로 화웨이 장비가 탈락되면서 수조원대의 설비투자비를 아낄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적으로 5G 통신요금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기술 수준과 가성비, 완성도가 떨어지는 국산 장비 사용을 고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우수한 장비를 선택한 외국과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5G망을 통한 다양한 BM(비즈니스모델) 개발은 역주행하게 된다. 결국 소비자 후생은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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