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LG 등 국내 재벌 총수들은 18일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 이에 국내 기업의 대북 투자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재계 총수 중 '막내로' 방북했던 최태원 SK 회장은 경제수행원 중 '맏형'으로서 총수 중 유일하게 재방북해 눈길을 끌었다.
SK는 2002년 북한 조선정보기술산업총회사와 합작해 중국에 IT기업을 설립하고 북한 CDMA(다중접속)망을 구축하는 등 재계에서 북한 사업에 큰 관심을 두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SK는 지난 16일 방북 기업인 명단이 발표된 직후,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건설의 통신과 건설 인프라 사업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남북 간 정보통신기술(ICT)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CR센터 산하 '남북협력기획팀'을 신설한 바 있다.
에너지 기업인 SK이노베이션 역시 러시아산 원유를 북한을 거쳐 수입해오는 방안에 대해 고려하고 있으며, 임업과 반도체 분야에서의 투자 협력도 점치고 있다.
재계에서는 GS그룹과 한화의 남북경협 사업도 주목하고 있다. 두 기업은 이번 방북 기업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지난 4월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관련 태스크포스(이하 'TF')를 꾸리는 등 일찌감치 북한 시장 진출을 위해 나섰다.
지난 6월 초 10명의 인력을 투입해 '대북 협력을 위한 TF'를 구성한 GS그룹은 남북 경협과 관련이 높은 두 계열사, GS건설과 GS리테일을 중심으로 대북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GS관계자는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내실 있게 남북경협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GS건설이나 GS리테일 등 건설, 유통 분야에서 해당 업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내부적으로 사업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 3차례에 걸쳐 대북 경협 사업에 참여했던 한화 역시 지난 6월 '대북사업 TF'를 꾸렸다. 한화는 대북 인프라 투자가 시작되면 산업용 화약의 경우만 해도 약 10년 간 수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며 북한의 산업용 화약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는 1997년 함경남도 신포시 경수로 공사와 2003년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 공사, 2003년 개성공단 개발 사업 등에 참여했다.
한화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TF위원들이 뉴스를 보며 (북한 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남북경협 사업이 본격화되면 구체적 사업 내용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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