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공동 추가약정서 제정까지 무주택자, 고가주택자, 1주택자들의 상담이 증가하고 나머지는 대출 상담조차 막혀 있다. 약정서가 확정되는 시기는 우리도 알 수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금융당국이 9·13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대출 관련 세부 지침을 확정해 은행에 전달했지만, 창구에서는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는 은행 여신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대출규제와 관련한 실무 FAQ를 만들어 배포했다. 대출규제가 반영된 특약이 확정되지 못하면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막힌 탓이다.
은행연합회는 은행이 직접 특약 문구를 마련해 대출약정서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여전히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약을 만들어도 세부지침이 없어 대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추가약정서 제정 전까지 각 은행이 별도 특약문구를 만들어 대출을 취급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처분특약조건, 기존 주택 보유 인정 기준 등의 추가 해석과 관련한 문제로 조건부 계약(약정) 체결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은행권 공동 추가약정서 제정 및 세부내용 확정까지 무주택자, 고가주택자나 1주택 가구 등은 대출 상담이 가능하다"면서 "2주택자나 고가주택자들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와 시중은행 간 전산시스템 구축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번 9·13 대책의 목적은 실수요자를 제외한 다주택자들의 주담대를 막아 투기과열을 잠재우려는 데 있다. 그동안 은행권은 전세자금 대출이나 무주택자를 위한 디딤돌 대출 등을 신청받을 경우 주택전산망을 이용한 무주택기간 및 주택보유 여부 등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2주택자도 대출을 제한받는 만큼 이를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 국토부의 주택보유시스템을 무조건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세부방안이 결정되지 않아 전산 구축에 차질이 생기면서 은행 창구에 부담이 더욱 가중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보유 여부는 국토부에 e메일로 문의해서 회신받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면서 "향후 연결 방식에 있어 홈즈(HOMS)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서 영업점에서 개별 접속해서 확인할지, 아니면 국토부와 은행 전산을 직접 연결해서 할지 등 세부적인 방안이 결정되지 않아 전산 구축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은 창구에서 상담 받은 대출고객의 경우 실제 수요자로 보기 어려운 만큼 큰 혼란은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를 문의하러 오는 고객들의 경우 9·13 대책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실제 대출수요자로 보기 어렵다"면서 "시장 분위기도 대책 발표 이후 얼어붙은 형국이어서 실제 피해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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