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의 계절이 돌아왔다. 연평도와 서해안에서는 벌써 꽃게잡이가 한창이고 꽃게가 풍년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꽃게가 집게발 높이 치켜들고 유혹을 하는 듯한데, 여기에 꽃게 이야기 몇 가지를 덧붙이면 오늘 저녁 식탁이 풍성해지지 않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게를 좋아했다.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다녀간 서긍이 '고려도경'에 "고려 사람들은 해산물을 좋아해서 신분이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좋아한다"고 적었는데, 여기에 게가 포함돼 있다. 6세기 중국 양나라 때 사람인 도홍경도 집게발에 대해 “튼튼하고 강하기가 호랑이와 다툴 수 있다”고 적었다.
꽃게는 야행성이다. 수심 20~30m의 바닷속 모랫바닥에 살면서 낮에는 모래 뻘 속에 숨어 지내다 밤이 되면 눈을 내밀고 집게발로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다. 겨울철에는 깊은 곳에 숨어 겨울잠을 자기도 한다. 3월 하순부터는 산란하러 얕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때 많이 잡히는 것은 알이 통통하게 오른 암꽃게다. 7~8월의 금어기에 충분히 영양을 섭취한 뒤 초가을에 잡히는 건 살이 꽉 찬 수꽃게다. 그래서 봄엔 암꽃게, 가을엔 수꽃게가 제철이다.
꽃게를 고를 때는 배에 알이 붙어 있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무게는 묵직한 것이 좋으며, 발이 빳빳하고 손으로 눌러보아 발에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그런 꽃게들이 신선하면서도 대부분 살이 꽉 차 있다.
또, 게는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식중독에 유의해야 하며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장기 보관 시에는 팩에 담아서 랩으로 싼 뒤 냉동보관해야 한다. 게를 조리할 때는 솔로 껍질을 문질러서 깨끗하게 닦아내고 흐르는 물에 씻어낸 후 조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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