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정상회담 둘째 날인 19일 북한 능라도 5·1 경기장은 15만명의 북한 관중의 기립박수와 환호, 한반도기가 가득했다.
이날 오후 9시2분경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는 집단체조 관람을 위해 5·1경기장에 동반 입장했다.
남·북 정상 내외가 등장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15만 관중은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문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북측 관람객 환호에 보답했다. 문 대통령이 손을 흔들자 경기장 내 관람객의 함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화동에게 귓속말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북 정상 내외는 나란히 앉아 집단체조를 관람했고, 이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편히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밀어주기도 했다.
4·27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수 나무와 표지석 사진으로 된 공연 팸플릿 속 공연 목록에는 기존의 ‘빛나는 조국’ 1~3장 이외 ‘특별장 평화, 번영의 새 시대’의 △제1경 겨레의 메아리 △제2경 푸른 하늘, 푸른 꿈 △제3경 우리 민족끼리 △종장 통일 삼천리가 포함됐다.
김정숙 여사는 공연이 시작되자 안경을 끼고 공연에 집중했고, 문 대통령 역시 몸을 앞으로 숙이고 공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리듬체조를 응용한 기예, 태권도시연을 선보이자 문 대통령 내외는 큰 박수를 보냈다. 또 어린이들이 단체로 나와 롤러블레이드를 타며 공연을 펼치자 문 대통령 내외가 함께 박수를 쳤고, 리설주 여사도 함박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특별장 평화, 번영의 새 시대’가 시작되자 경기장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제3경 우리 민족끼리 공연의 카드섹션 ‘해솟는 백두산은 내 조국입니다’에 배경화면으로 4·27 판문점 선언 당시 사진들이 쓰이자 관람객들은 더 큰 함성으로 환호했다.
배경화면에는 △남·북 정상이 판문점 군사 분계선상 첫 만남 뒤 악수하는 장면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하는 장면 △5월 판문점 북측 2차 정상회담 당시 기념사진 등이 쓰였다. 문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 기념사진이 등장하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손뼉을 쳤다.
눈에 띄는 점은 종장 통일삼천리 공연에서 공연자들이 모두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북한의 인공기가 공연 내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종장의 주제가 통일인 것을 고려,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약 1시간의 공연을 관람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소개로 15만 관중 앞에서 7분여간 공개 연설도 했다.
김 위원장 소개로 단상에 오른 문 대통령은 상기된 표정으로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평양시민의 13번째 박수와 함께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평양시민들은 환호했고, 남북 정상은 서로 손을 맞잡고 높이 들어 이들의 환호성에 화답했다. 5·1 경기장 하늘에 폭죽이 터지고 박수 소리, 관중의 환호가 지속하는 가운데 남북 정상은 경기장을 떠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