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 및 동성혼, 성소수자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진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먼저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TV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는 두 번에 걸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면서 “후보자와 철학이 반대되는데 국정 수행을 할 수 있느냐. 문제 있는 후보자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 후보자는 “정책과 법을 담당하는 장관 후보자로서 저는 사회적 합의를 존중할 충분한 의지가 있다”면서도 “제도는 사람 앞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제도가 정말로 삶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종명 의원은 “후보자가 동성애에 확고한 입장이 있는데, 동성애자는 아니시죠”라고 물었다.
진 후보자가 “위험한 질문이다. 질문 자체에 차별이 있을 수 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거듭 물었다.
진 후보자는 “의원님이 조금만 더 고민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진 후보자는 호주제 폐지 등 남들과 다른 길을 용감하게 걸으셨지만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안 했다”면서 “다른 부분에서는 용감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에 제 소리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진 후보자는 “개별 사건에 대한 의견과 무관하게 정말 중요할 때마다 여성가족부가 다른 부처를 독려하고 이끌어가며 차별과 혐오 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진 후보자의 신념과 역량을 적극 옹호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께서는 1999년 호주제 폐지 변호인단으로 참여해 헌법재판소의 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내고 해외에서도 여가위원으로 맹활약했다”며 “국회의원 시절 개최한 세미나 가운데 절반이 인권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심각한데 어떤 대책을 갖고 있냐”고 물었다.
진 후보자는 “공공 부문은 법을 통해 어느 정도 변해가고 있지만 민간은 너무나 절망적인 수준에 멈춰있다”며 “민간 영역에서 직장 문화 개선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저와 진 후보자 등 몇몇 후보 대상으로 성적 소수자 지지자라는 이유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당의 전력을 쏟아서 동성애자 지지 후보 사퇴 촉구까지 했다”며 “(한국당은) 지속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질의와 발언을 계속하고 있고, 이를 역사에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춘숙 의원 역시 “진 후보자는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문제(동성애)로 차별을 불러일으켜서 인권이 침해되는 데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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