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방북길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던 재계 인사들이 20일 귀국했다. 이들은 2박 3일 방북 일정 동안 북한의 경제 상황 등을 파악했다면서도 남북경협에 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후 8시 33분경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 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양묘장부터 학교 등 여러가지를 보고 왔다"며 "그 안에서 상당히 많은 기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떻게 보면 하나도 없는 백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지, 어떤 협력을 통해서 한반도 발전이 잘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며 "보고 온 이야기, 듣고 온 이야기가 있으니 소화하고자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차량에서 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방북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에 빠르게 탑승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많이 보고 듣고 왔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번 회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시간이 아직 더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에 우리는 그쪽 이야기를 듣고 싶어 간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북측과 이야기는 아직 너무나도 이른 단계"라고 강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 경협에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현 회장은 한국에 도착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현대그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나아가 남북 간 평화와 공동 번영에 작지만 혼신의 힘을 보탤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둘째날인 19일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옥류관 오찬 일정을 소화한 후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에 위치한 묘목을 기르는 양묘장을 방문했다. 이어 평양 시내 소학교 및 학령 전 어린이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를 양성하는 '평양교원대학'을 찾았다. 저녁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평양 시내에 있는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아 만찬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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