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하반기 채용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IT업계가 전문 인력 영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해당 분야의 우수 인재를 채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많은 인력을 모집하고, 개발 직군 모집 인원을 전체 모집 인원의 70%까지 채우기로 했다. 올해 봄 신규 개발 조직을 재편하며 새로 출범한 7개의 스튜디오 중 데브캣 스튜디오, 왓 스튜디오, One 스튜디오, 넥슨레드, 넥슨지티 등 총 5개 스튜디오에서 일제히 인재 기용에 나선다. 특히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인텔리전스랩스에서도 신규 인재를 모집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넥슨은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한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소재 10개 학교에서 캠퍼스 리크루팅을 실시했고, 15일에는 넥슨 판교 사옥에서 직군별 포트폴리오 점검 및 재직자들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커리어 클럽'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넷마블도 넷마블네오, 넷마블넥서스 등 주요 개발 자회사 7곳과 함께 일제히 채용에 들어간다. 넷마블은 공개 채용을 통해 AI 개발, AI 연구, 데이터분석, 사업, 마케팅, 영상 디자인, 재무 등 다양한 직군에서 모집한다. 엔씨소프트 역시 총 24개 부문 가운데 △게임 AI △Knowledge AI & Data Science Language AI △Speech AI △Vision AI △AI 서비스 기획 등 AI 분야에서만 5곳의 인재를 모집하기로 했다.
시스템통합(SI) 업체인 LG CNS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기술 연구 등 8개 부문에서 200여명을 신규 모집하는 등 IT·개발 인재 확보에 집중한다. LG CNS는 'ICBMA(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AI)' 분야에서 높은 역량을 지닌 인재를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채용 전형 절차로 최신 기술 트렌드 교육과 IT 경력 코칭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교육 과정 등이 눈길을 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탈(脫)통신'을 선언하며 이에 맞는 인재 모시기에 들어간다. 대표적으로 KT는 우수 개발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하반기 공채에 앞서 소프트웨어 개발 신입사원을 별도로 채용한다. 5대 플랫폼 사업(플랫폼 서비스 개발, 서버 애플리케이션 개발, 웹·앱 서비스 개발 등)에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도 직무와 무관한 스펙(학력, 어학성적 등)은 배제하고, 블라인드 방식으로 IT 개발 인력을 채용한다.
아울러 최근 핀테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비대면 금융 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IT와 디지털 분야 인력 채용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 직무에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고 밝혔고, NH농협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부터 일반과 IT 분야로 나누어 채용을 실시하는 등 디지털 인재 영입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출범 이후 올해 6월 처음으로 실시한 경력직 공채를 통해 12개의 개발 부문에서 인재를 모집한 바 있다.
정창렬 넥슨 인사실장은 “최근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우수 개발 인력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넥슨 역시 뛰어난 역량을 지닌 개발 인력을 충원해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 차세대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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