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지역 선순환 경제체제 구축을 위해 연간 27조 원에 달하는 소득 역외유출에 대한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도는 27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양승조 지사와 도 관련 실·국·원·본부장,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 외부 기관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소득 역외유출 대응토론회’를 개최했다.
소득 역외유출에 대한 지방정부 차원의 실행 가능한 정책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한 이날 토론회는 보고와 주제발제, 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유재룡 도 경제정책과장의 ‘우리 도 역외유출 관련 고민과 과제’를 주제로 한 보고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충남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17조 1000억 원으로 전국 최상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지역총소득(GRNI)은 △피용자 보수 32조 7000억 원 △영업 잉여 17조 2000억 원 △순생산 및 수입세 13조 6000억 원 △재산소득 마이너스 7000억 원 △고정자본 소모 27조 1000억 원 등 총 89조 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소득 역외유출은 27조 2000억 원(23.2%)으로 계산됐다.
도내에서 생산된 부가가치가 도민에게 분배되지 않은 것으로, 외형적 성장에 비해 도민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득 역외유출 원인으로는 △본사는 수도권에 두고 생산 공장을 충남에 두는, ‘분공장’ 입지 구조로 인한 기업 영업이익 본사(수도권 등) 집중 △교육·문화·의료 등 취약한 정주여건에 따라 도내 근로자들이 주거지를 수도권에 두고 있는 ‘직주불일치’ △도내에 분배된 소득이 대전 등에서 사용되는 역외 소비활동 증가 등이 꼽혔다.
이에 대한 도의 대책은 장·단기로 구분했는데, 먼저 단기 대응책으로는 △지역화폐 도입을 통한 역내 소비 촉진 △전략적 기업 유치 정책 수립·시행 △근로자 역내 이주 유인책 대폭 강화 △인력 양성 및 공급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핵심산업 고도화를 통한 성장동력 지속성 유지 △첨단 및 미래 성장산업 육성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기업 입지 및 근로자 주거율 제고 △지식 서비스 산업 및 관광 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 내 소비 진작 △내포신도시 지역 발전 거점화 △토착 기업 성장 지원 등 내발적 경제 기초 강화 등을 대응책으로 내놨다.
유재룡 과장은 “현 통계편제상 피용자 보수와 영업잉여 미 구분, 시·군 단위 지역총소득 미 공표 등으로 역외유출 규모나 흐름에 대한 정확한 원인 진단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련 공공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통계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이어 “역외유출 해소 방안 정책들은 막대한 재원이 수반되는 만큼 중앙-지방정부 간 협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도내 1인당 GRDP는 4984만 원으로 전국 2위이나, 1인당 GRNI는 1666만 원으로 전국 8위, 1인당 민간소비는 1366만 원 전국 15위로, 도민 1인당 소득과 소비 여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에 이은 발제는 통계청 심상욱 소득통계과장이 ‘지역소득통계로 본 충청권의 모습’을,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정혜림 조사역이 ‘충남지역 생산-소득-소비 경로상 제약 요인 분석’을, 충남연구원 이준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이 ‘소득 역외유출 관련 충남도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각각 가졌다.
발제에서 정혜림 조사역은 역외유출 완화 방안으로 △본사 유치 노력 강화 및 지역 정주여건 개선 △기업형 고향세 도입 검토 △수익 배분구조 및 고용의 질 개선 △소득 재분배 및 사회안전망 강화 △가계 대출 모니터링 강화 및 부채의 질적 개선 유도 등을 제시했다.
이준원 센터장은 △천안·아산·공주·내포신도시 거점 지역 발전 전략 추진 △거점도시 중심 정주여건 개선 △소비형 서비스업 확충을 통한 인프라 개선 △기업 본사 및 재투자 유치 유도 △역외유출 와화 정책 수행을 위한 재정 확대 등을 도의 대응책으로 제안했다.
이날 학습토론회에서 양승조 지사는 “충남은 수출 중심 제조업을 바탕으로 전국 1위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며 대한민국 경제성장 견인차 역할을 맡아왔지만, 이 같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향유하지 못하고, 오히려 생산에 따른 환경 오염과 교통혼잡 등 외부 불경제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이어 “오늘날과 같은 개방경제구조에서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고,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 같은 자본의 이출입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도 여겨질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 도는 전국 최상위 GRDP 규모에 비해 도민 1인당 소득과 소비 여력이 매우 낮은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지사는 “역외유출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완화하고, 우리 도에서 생산된 부가가치가 전부는 아닐지라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도내에 머물 수 있게 만들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생산 활동의 혜택이 도민에게 골고루 돌아가 도민의 소득이 좀 더 높아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이 역외유출 해소의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정주환경 개선 방안, 소비 진작을 위한 인프라 구축, 거점지역 개발 등을 세밀하게 검토해 실천 계획을 마련, 내년부터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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