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호학과서 재학생 상대로 관장 실습 폭로 "대상자 제비뽑기로 뽑아…이건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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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9-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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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학생 A씨 "직접 항의할 수 없는 분위기…병을 경험해봐야 그 병을 치료할 수 있느냐"

해당 사진은 아래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모 대학 간호학과에서 수업 중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관장 실습을 진행한다는 폭로가 나왔다.

재학생 A씨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다수의 학교도 모형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꼭 동기들끼리 관장을 해야 하는가. 이건 인권침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학과에서는 2학년 필수 전공 과목으로 관장 실습을 하게 된다. A씨는 "일단 한 조가 4~5명으로 이뤄지는데 거기서 대상자 1명을 뽑아서 관장 실습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제비뽑기를 조원들이 돌려서 대상자를 정해 관장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커튼을 다 친 뒤 대상자가 바지를 내리고 침대에 누워서 수건으로 몸을 덮어준 다음에 엉덩이 부분을 들어서 관장관을 넣고 약을 주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뽑힌 사람 중에는 울 것 같은 반응을 보인 사람도 있었다. 앞으로 계속 얼굴 보게 될 동기들인데 그런 부분을 보인다는 게 많이 창피하고 정말 싫은 일"이라며 "보는 사람도, 해 주는 사람도 다 마음이 불편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A씨는 "(수업을 진행한 교수가) '직접 환자의 고통을 경험해 봐야 더 나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했다"며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은 하셨는데 그 조에서 뽑힌 사람이 안 한다고 하면 실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되니까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학생들끼리) 너무한 것 같다는 얘기를 했고, '이건 조금 아닌 것 같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이긴 했는데 교수님 결정이다 보니까 직접적으로 교수님한테 얘기는 다들 못 하는 분위기였다"며 "우리가 병을 경험을 해 봐야 그 병을 꼭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관장도 꼭 저희가 경험을 해야만 환자에게 더 나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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