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금리 인상...국내 기업들 ‘위기론’과 ‘신중론’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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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8-09-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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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경기 악화, 우리 수출에 악영향...반도체·철강 여파 가능성 낮아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세 번째 금리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 사이에선 신흥국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한국 수출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해 우리 수출 경쟁력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지만, 전체 수출의 58%를 차지하는 신흥국 경기가 침체하면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귀일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경상수지가 적자이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수준이 높은 신흥 수출시장에 대해서는 주문 취소 및 감소, 재고 처리 등에 대비하는 한편 시장을 다변화해 수출 변동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빠르면 2019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면서 “이 시기에 중국 경제도 누적된 기업과 은행의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은 다른 국가보다 더 심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연쇄 효과로 신흥국 금리도 올라가는데, 그럴 경우 TV나 냉장고 등 생활가전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금리 인상이 한국 기업 전체로 봤을 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경우 달러가 강세를 띠게 되면 제조사는 상당한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도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을 동시에 하는 업종이라 환율 영향이 적은 편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료 수입가격이 오르는 것은 부정적이나 철강제품의 수출경쟁력은 강화된다. 하지만 개도국 경제가 어려워져 수요가 줄고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역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국내 철강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내외 금융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기의 확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들은 대미 수출 확대 방안을 마련해 미국 경기 회복세를 국내 경기 회복세로 강화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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