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깜빡이는 켰는데...시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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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9-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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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자리 경기지표, 동결하면 가계부채 딜레마

  • 이총리까지 나서 인상 필요성 언급...11월 유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미국의 세번째 금리인상으로 한국은행에 대한 압박이 더 강해졌다. 한은은 올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대내외 경제상황이 받쳐주지 않아 금리인상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여건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거시변수와 더불어 저금리가 오래 갔을 때 금융 불균형이 어느 정도 쌓일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6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미 연준이 금리를 3차례 올릴 동안 한은은 1.50%로 동결을 유지했다. 그 사이 어느덧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번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견됐던 만큼 시장에선 큰 동요가 없었다. 문제는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 연준은 올해 12월과 내년 세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계획대로 총 네 차례 금리가 인상되면 3.00~3.25%까지 오르게 된다.

우리나라가 미국 금리인상을 적절한 속도로 따라가지 않으면 시장에서 우려하는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 있다.

통화정책결정은 한은 금통위가 가진 독립적이고 고유한 권한임에도 최근 들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인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진정을 위해선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이 모이고 있다.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금리인상에 대해)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가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은도 금리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 불균형의 축적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금통위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매파(통화긴축정책) 성향 위원이 7명 중 4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2명의 중립성향 위원도 물가 상승에 따라서는 금리인상에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금통위원이 한·미 금리 역전, 가계대출 증가,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에 더 치중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 만큼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한은에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인상 시기다. 한은이 금리인상에 '깜박이'를 켜왔음에도 올해 들어 금리인상을 하지 못한 것은 대내외 변수가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가와 고용이 힘을 쓰지 못한 상황에서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됐다. 지난해 11월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한 후 지금까지 동결을 유지한 배경이다.

올해 금리인상을 단행하자니 경기지표가 고민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장 전망을 다소 부정적으로 보면서 금리를 올리기엔 한은으로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금리를 동결하자니 부동산 시장을 필두로 한 가계부채가 문제다.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장기화된 저금리는 금융불균형의 원인이 된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 본회의는 올해 10월과 11월 두 번 남았다. 일각에서는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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