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살된 퓨마(뽀롱이)의 사체 화장이 비판 여론에 밀려 결정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술·연구용 박제로 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퓨마를 ‘두 번 죽일 수 없다’는 국민들의 정서적 호소에 부담을 느낀 대전도시공사가 소각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퓨마 모형 틀을 활용해 뽀롱이를 복원, 교육용과 함께 재발 방지라는 경각심 차원에서 표본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대전 오월드를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가 이날 새벽 퓨마 사체를 화장한 뒤 유골을 동물원 내에 묻었다. 퓨마의 장례는 수목장(樹木葬) 형태로 치러졌다.
대전도시공사는 화장 후 수목장을 치르기로 한 이유로 동물원을 찾은 사람들이 퓨마를 추모할 수 있고, 자연 친화적인 장례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죽은 퓨마를 학술·연구용으로 박제하는 방안은 애초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퓨마를 학생 교육용 박제로 만들어 전시하겠다는 국립중앙과학관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는 일부 보도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한때 (퓨마를)교육용 박제로 쓰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공사 측과 중앙과학관이 논의한 적 없고, 관련 문서가 오 간적도 없다”며 “‘퓨마가 살아서도 갇혀 있었는데 죽어서도 평생 갇혀야 하느냐’는 식의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소각(화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8일 대전오월드를 탈출한 퓨마가 사살된 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죽은 퓨마를 박제 하지 말라‘는 글들이 쇄도했다.
이어 배우 임수정이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을 통해 “박제라고요? 정말 너무합니다.. 제발, 이제 그만 자연으로 보내주세요. 부탁합니다.”라고 밝히면서 박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들끓었다.
대전도시공사는 10월 초 퓨마의 유골을 묻은 곳에 추모비를 세울 예정이다. 수목장을 치른 뒤 퓨마의 영혼을 달래면서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재발 방지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려면 퓨마 표본을 제작하는 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 2009년 8월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탈출했던 늑대(아리)가 28시간 만에 사살됐다. 수목원은 아리가 보존 가치가 있는 토종 늑대인 점을 고려, 박제해 표본관에 전시했다.
이번에 사살된 퓨마 또한 국제멸종위기종 2급으로 보존 가치가 큰 만큼 모형 틀을 만들어서라도 표본을 남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사는 “수목장, 추모비 등을 통해 국민들이 동물 복지나 동물원의 안전 등에 의식이 높아진다면 의미가 있다”면서도 “퓨마를 박제로 만들어 표본으로 남긴다면 교육용으로 가치가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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