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한국경제…고용‧투자 ‘침몰’-수출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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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9-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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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분기 韓경제성장률 OECD‧G20 평균에도 못 미쳐

  • 내년도 비관론 확산…고용‧투자 등 여건 나아지지 않을 듯

[사진 = 아주경제DB]


모처럼 성장의 단맛을 보고 있는 세계 주요국과 달리 한국경제만 나홀로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를 보면, 취업자 감소와 실업자 증가 양상이 지속되는 고용은 인구구조 영향으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투자는 막혀 마이너스의 늪에 빠졌고, 소비심리는 바닥을 쳤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경제전망 시각을 내비치는 정부마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당장 내년부터 수출 증가세 둔화가 더욱 심해지고, 내수는 투자 감소 심화와 기준금리 인상‧노동시장 위축으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성장세 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로 투자 활력 제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요국 평균에도 못미친 韓 경제성장률··· 美‧中‧日에도 뒤처져

올해 2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주요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까지 우리보다 뒤처졌던 미국과 일본마저 2분기 들어 성장 속도를 높이면서 한국을 추월했다.

30일 OECD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실질 GDP(계절조정)은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이는 1%, 1.8%, 0.7%를 각각 기록한 미국‧중국‧일본보다 낮은 수준이다.

1분기까지만 해도 한국의 성장률은 1%로 중국(1.4%)보다는 낮았지만, 미국(0.5%)과 일본(-0.2%)을 앞질렀다. 그러나 한 분기 만에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2분기 한국경제 성적표는 다른 주요국의 평균에도 미달했다. 주요 20개국(G20)의 2분기 성장률 평균은 한국보다 0.4% 포인트 높다. G20의 1분기 성장률은 0.9%에서 2분기 1%로 소폭 상승했지만, 한국은 반대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국의 2분기 성장률은 OECD 회원국 평균인 0.7%에도 미치지 못한다. OECD 평균 성장률 역시 1분기 0.53%에서 0.17% 포인트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오른 주요국의 경제흐름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OECD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6년 3.2%에서 지난해 3.6%을 기록했다. 올해와 내년은 3.7%로 점차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향후 성장률 전망치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OECD는 최근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7%, 내년 성장률은 2.8%로 수정했다. 이는 올해 5월에 발표한 전망치보다 각각 0.3% 포인트, 0.2% 포인트 내려 잡은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1%씩 포인트 낮춘 2.9%, 2.8%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경제 위기 신호’ 투자 줄고 실업자 늘어··· 수출‧소비는 ‘위태’

최근 한국경제 위기의 중심에는 고용과 투자가 있다. 이 중 고용지표에 대한 위험신호는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은 쪼그라들었고, 실업자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취업자 월평균 증가 규모는 10만7000명으로, 33만5000명 늘어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2월부터 7개월째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를 넘기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해 목표로 한 취업자는 32만명이었지만, 고용지표가 여의치 않자 18만명으로 낮춰 잡았음에도 이마저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 남은 4개월(9~12월) 동안 취업자가 매달 32만5000명을 넘겨야만 가능하다.

반면 실업자는 8개월째 100만명을 웃돌았다. 1~8월 실업자는 월평균 11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만5000명 늘었다. 이는 현행 기준으로 실업자 수를 통계내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실업급여 지급액도 급증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올해 1~8월 실업급여 지급액(잠정치)은 4조51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17억원(25%)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의 누적 실업급여 지급액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많다.

올해 2분기 성장률에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7%포인트다. 내수가 성장을 갉아먹었다는 의미다. 건설투자(-0.3%)와 설비투자(-0.5%)가 주도했다.

7월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10.4% 감소해 5개월째 내리막이다. 건설투자도 7% 감소해 전월(-6.3%)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민간소비는 바닥을 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108.1을 기록한 소비자심리지수는 빠르게 하락하면서 8월 99.2까지 떨어져 17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다. 다행히 9월 101.7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항목 중 ‘취업기회전망’이 4개월 연속 내려 작년 3월(76) 이후 가장 낮은 84에 머물렀다.

유일한 위안거리는 수출이다. 8월까지 누적수출은 3998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 증가는 단가 상승 요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또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경기 취약성 등은 하방요인이다. 세계경제가 내년부터 소폭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불안을 키운다. 유가가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9개월째 악화된 점도 심상치 않다.

◆“앞으로가 더 문제…저성장 고착화 탈피해야”

내년 한국경제는 올해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각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정부(2.8%) △한국은행(2.8%) △OECD(2.8%) △KDI(2.7%) △현대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으로 올해 성장률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9년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성장세 소실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 탈피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한국경제의 성장세 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투자 활력 제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구조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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