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강진 속 홀로 수백명 구한 뒤 목숨 잃은 인니 관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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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18-10-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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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관제탑에 남아 여객기 이륙 지원…4층서 뛰어내린 뒤 사망

[사진=에어나브 트위터 계정 사진 캡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강진 발생 당시, 팔루시의 한 공항 관제탑에서 마지막 여객기를 이륙시키다가 목숨을 잃은 관제사의 사연이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스 구나완 아궁이라는 21세의 항공교통관제사는 지난 28일 오후 규모 7.5의 강진이 덮쳤을 때 팔루 시의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 관제탑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워낙 큰 지진이 발생한 탓에 활주로에는 400∼500m 길이의 균열이 생겼다. 관제탑도 심하게 흔들리며 건물 일부가 파손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함께 근무하던 동료는 혼비백산하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아궁은 끝까지 관제탑을 지켰다.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기가 관제제탑의 지시를 기다리며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흔들리는 관제탑에 혼자 남아 여객기가 완전히 이륙할 때까지 조종사 등을 가이드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아궁의 희생 덕분에 여객기는 무사히 이륙했다. 여객기가 무사히 하늘에 떠오르는 것을 확인한 아궁은 곧바로 관제탑을 나섰다.

하지만 대피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흔들리던 관제탑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출입구가 막혀 탈출할 수 없었다.

결국 아궁은 관제탑 4층에서 밖으로 뛰어내렸다. 다리가 부러지고, 장기가 손상된 아궁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심각했다.

아궁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더 큰 의료시설로 옮겨질 예정이었지만, 헬리콥터 도착전 그는 22세 생일을 한 달 앞 둔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

지상항공통제국 대변인은 "아궁은 자신의 목숨을 잃는 대신 여객기에 타고 있는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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