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건강보험을 통해 치료만 받고 출국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최근 수년간 수백억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재정이 지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치료비 상위 외국인 환자 100명에게 지급된 건강보험 재정이 224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사례로 혈우병(유전성 제8인자결핍증)을 앓고 있는 15세 중국인 A씨는 국내 지역세대주로 건강보험에 가입한 부모를 통해 세대원 자격으로 치료를 받았다. 3년간 병원비는 4억7500만원이 나왔지만 건강보험으로 4억2700만원이 지원됐다. 또 A씨 부모가 본인부담으로 지불한 4800만원 중에서도 1800만원은 본인부담 초과액으로 판정돼 환급됐다. A씨 부모가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260만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수백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지원을 받은 100명이 낸 보험료는 총 4억3000만원이었다.
이와 함께 최근 3년간 3만2000여명의 외국인이 치료만 받고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3개월 이상 국내에서 거주한 외국인에 대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6개월, 일본은 1년, 독일은 협약 체결한 국가 국민만 건강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범위는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점차 넓어지고 있다.
최도자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건정성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다”며 “얌체 외국인을 방지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이용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체계 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복지부는 외국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최소 체류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입법예고 중이다.
또 지난 7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따라 외국인 직장가입자 형제·자매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건강보험료 부과기준 상향과 지급조건 검토절차 강화 등도 추진됐다.
한편, 상위 100명 중 73명이 중국인(대만국적 5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세대주(27명)나 가입자 본인(10명)보다도 세대원(33명) 또는 피부양자(30명)로 지원을 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
체류 자격별로는 재외동포인 ‘F4’ 비자를 통해 들어와 치료를 받은 사람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F5 영주비자 17명, F1 방문자 동거비자 14명, F2 거주비자 9명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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