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뉴스추적] 세종시 지적장애인 사망사건, 거주시설 '세종빌' 실체적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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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완 기자
입력 2018-10-0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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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 맞는 것인가?… 31살 지적장애 청년의 죽음에 사회복지법인 이사장 "장애인 시설에선 흔히 일어나는 일" 해명

 사회복지법인 <예일>이 보건복지부와 세종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 받아 운영하고 있는 지적장애인거주시설 '세종빌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현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중앙회 부회장, 전국광역시·도 사회복지협의회장, 세종특별자치시 사회복지협의회장, 사회복지법인 예일 이사장.

이는 지난 8월 말 사망한 지적장애인 A씨(31살)가 생활했던 장애인복지시설 세종빌 운영주체인 사회복지법인 예일 정태춘 이사장 명함에 쓰여져 있는 이른바 감투 목록이다. 지역 복지계에선 가히 권력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직함이다. [관련기사, ​<단독>장애인거주시설 지적장애인 A씨 관리소홀로 '사망' 9월10일, "사망사건, 흔히 있는 일" 장애인거주시설의 '황당한 해명' 9월12일 보도]

세종빌은 사회복지법인 예일에서 보건복지부와 세종시로부터 지정 받아 운영되는 지적장애인 거주시설로, 이 시설의 원장은 정태춘 이사장의 부인 B씨인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시설은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 경위 등을 행정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갖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정 이사장은 기자와 인터뷰 도중 행정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뜻밖의 해명을 내놨다. 그는 "A씨 사망 사건이 발생되고 유족과 합의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며 보고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고 "담당 공무원이 이 문제 때문에 마음고생 할 것이 뻔하니 일 처리를 다 끝내고 보고하려 했다"고 말했다.

해명을 요약하면 시설 측 방임으로 A씨 사망 사건이 발생됐고, 유족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행정기관에 보고하면 담당 공무원이 힘들어지니까 사건 발생 열흘이 넘도록 보고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A씨는 31살의 청년이었다. 살아있었더라면 앞으로의 삶을 비록 지적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지만 그래도 현재보다는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을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 방향이 복지국가로 설정됐고, 세종시 역시 복지사회 구현에 노력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A씨 사망 사건을 두고 정 이사장은 "행정기관 담당 공무원이 마음고생 할까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특히 시설 측 과실은 더욱 방대하다 이는 A씨의 장애 특성을 잘 알고 있었던 시설에서 그를 방임했기 때문이다. 사망 사건이 발생되고 열흘이 넘도록 행정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이 시설은 <아주경제> 취재가 시작되면서 뒤늦게 보고서 작성을 서둘렀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도 제기된다.

이 시설은 정원 30인 규모의 소규모 시설로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의 재량권이 많은 편이다. 그 만큼 법인 대표와 시설장 재량으로 좌지우지 되는 구조다.

세종빌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 홍보 게시글을 보면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정원은 30명. A씨 사망으로 29명으로 표시돼야 하지만 여전히 30명으로 표시돼 있다. 사망 사건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A씨 사망 사실이 행정기관에 보고됐을지라는 의문과 은폐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법인 이사장은 국내 지도층과 친분을 과시하는 등 지역사회 내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어 복지계 내부에서 조차 컨트롤 할 수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A씨가 살아생전 생활했었던 세종빌 시설 내부에는 정 이사장이 고위층 인사들과 기념 사진을 찍은 액자로 가득했다. 이 시설을 후원하고 봉사 했었던 한 자원봉사자는 "시설 내부의 사진을 보고 의아했다"며 "과시욕이 지나쳐보여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는 세종빌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윤호 시 노인장애인과장은 "해당 시설(세종빌)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이 시설을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지역내 모든 장애인 거주 시설을 조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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