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일본 주식시장이 나란히 뛰는 반면 우리나라 증시는 '셀 코리아'에 발목을 잡혔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은 미국 금리인상이나 미·중 무역분쟁 추이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여기에 기관 투자자까지 '팔자'로 돌아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9월 이후에만 코스피 주식을 6000억원어치 가까이 순매도했다. 8월만 해도 외국인은 1조650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었다.
외국인은 2일에도 2440억원어치를 팔면서 3거래일째 매도로 일관했다. 이 기간에 팔아치운 주식만 5230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런 여파로 코스피는 10월 들어서만 2343.07에서 2309.57로 1.43% 내렸다. 이달에는 기관마저 1700억원 가까이 매도우위로 돌아서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다. 개인만 같은 기간 432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간 외국인은 코스피 2300선 아래에서는 주식을 적극적으로 샀다. 반대로 2300선을 넘어가면 매도로 돌아서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덕분에 지수는 뚜렷한 하방 경직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본격적인 반등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외국인은 날마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미국·일본 증시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한·미 금리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점도 이런 우려를 키운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최근 3개월 만에 각각 10%와 13%가량 올랐다. 닛케이225지수는 1991년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증시에 대해 "엔화 약세와 고용지표 호전, 기업 실적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라며 "아베 신조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정책 지속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부담스럽다. 증권가에서는 벌어지는 한·미 금리 차이에도 급격한 외국인 자금이탈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래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얼마 전 보고서에서 "한·미 금리 역전은 외국인 자본유출 압력을 높인다"며 "역전 현상이 길어지면 자본유출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가 반등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측은 신흥시장지수에서 중국 대형 A주 비중을 5%에서 20%로 늘린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모처럼 반등하고 있는 이유다. 지수는 9월 18일 52주 최저가(2644.30)로 추락했다가 지금까지 6% 가까이 되올랐다.
송승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비중이 높아지면 우리 증시 비중은 약 0.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계산하면 17조원가량이 우리 시장을 빠져나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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