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초 제시했던 판매 목표(52만5000대)를 뛰어 넘어 총 53만5000대 판매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한 해동안 현대차가 판매한 52만3258대를 1만대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최종 판매 대수였던 47만2125대를 넘어 올 초 목표로 했던 50만대 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 역대 최다판매 순항 중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올해 현대차는 전년 대비 4% 이상, 대수로는 53만5000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해보다 성장하고 있고 역대 최다판매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8월 유럽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 대비 9.8% 증가한 37만8834대를, 기아차가 같은 기간 5.9% 증가한 33만6216대를 각각 판매했다. 양 사 총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71만5050대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 등록 기준)
이는 월 평균 8만9381대 수준으로, 남은 4개월간 월 8만대씩만 판매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100만대 판매는 무난하다.
특히나 현대·기아차는 최근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10년 전인 2008년 유럽에서 50만8574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약 2배에 가까운 99만5383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2008년 3.4%(현대차 1.8%, 기아차 1.6%) 수준에서 올해 1~8월 누계로 6.4%(현대차 3.4%, 기아차 3.0%)까지 증가했다.
업체별 판매 순위도 2008년 10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1~8월 누계 기준)에는 BMW와 다임러 등을 제치고 폭스바겐(25.1%), 푸조시트로엥(15.7%), 르노(10.7%), FCA(6.8%)에 이은 5위로 훌쩍 뛰어오르며 비유럽 업체 1위 자리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 성공
업계에서는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소형·해치백을 선호하는 시장 특성에 맞는 i 시리즈의 성공 △ix20, 씨드, 벤가 등 철저한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등을 꼽고 있다.
실제 모델별 판매에서 현대차의 중소형 라인업인 i 시리즈는 지난해 총 27만5918대(i10 9만3670대, i20 10만2484대, i30 7만9764대)로 전체 판매 대비 52.3%의 비중을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현대차 아이오닉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9.2% 증가한 2만604대가 판매된 것을 비롯해 현대차 코나(4만1251대), 기아차 스토닉(3만8487대) 등이 주력 모델로 새롭게 성장하며 제품군이 더욱 다양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향후 현대·기아차의 유럽 사업 또한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9.5%, 2016년 7.1%에 달했던 유럽시장 전체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3.4%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는 1.4%, 내년에는 0.2%에 각각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업체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치열한 판매 경쟁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체질 개선 통한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적극적인 신차 출시를 통한 판매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강력한 체질 개선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성능 △친환경 △SUV 세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먼저 고성능 분야에선 현대차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후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i30 N의 판매를 확대해나가는 동시에 지난 2일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i30 패스트백 N으로 고성능 라인업을 확대하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
특히 현대차가 올해 WRC와 WTCR 등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모터스포츠 효과’까지 함께 더해지고 있어, ‘가성비 좋은 대중 브랜드’에서 ‘기술력 좋은 선진 브랜드’로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분야에서도 이미 유럽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아이오닉 라인업을 비롯해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넥쏘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유럽시장에서 확실한 친환경 선도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코나-투싼 페이스리프트-신형 싼타페-넥쏘, 기아차의 스토닉-쏘울-니로-스포티지 상품성개선-쏘렌토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새롭게 정비하고, 점점 커지는 유럽 SUV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 출범한 유럽권역본부를 중심으로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보다 발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유럽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유럽권역본부는 체코와 터키 생산법인을 비롯해 현지 판매법인들로, 기아차 유럽권역본부는 슬로바키아 생산법인과 현지 판매법인들로 각각 구성됐으며, 최동우 부사장이 현대차 유럽권역본부를, 박용규 부사장이 기아차 유럽권역본부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권역본부를 통해 생산, 판매, 손익 등을 하나로 통합 관리함으로써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향상시켜나갈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차의 성공적 런칭을 위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고객만족을 위한 품질 및 서비스 강화, 딜러의 질적 개선을 통한 판매경쟁력 제고를 비롯해 판매금융 프로그램 다양화, 지속성장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 유럽 현지에 맞춘 시장 전략을 적극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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