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멕시코에 휘발유 수출...'업계 첫 장기계약'

- 멕시코 국영 석유사와 휘발유 210만배럴 직거래 계약...장기계약 추진

- 수출 다변화로 뉴질랜드 전체 수입 휘발유 중 54% 점유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사 최초로 멕시코와 휘발유 수출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멕시코를 교두보로 삼고 중남미 수출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멕시코 국영 석유사 '피엠아이'(P.M.I)에 내년 상반기 동안 휘발유 210만배럴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국내 정유 업계에서 현물 시장 트레이더(거래자)를 중간에 두지 않고 멕시코 국영 석유사와 직접 휘발유 장기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 직거래는 트레이더를 통하는 현물 시장 거래와 달리 일정한 조건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판매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멕시코 석유사와 직거래가 앞으로 중남미 수출 확대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출 다변화를 위해 중남미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둬왔다. 2015년부터 현물 시장에서 멕시코, 과테말라, 에콰도르 등지로 휘발유를 간헐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는 원유정제시설이 노후화해 향후 수입 휘발유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장기계약에 공을 들여온 대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계약에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다년 계약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싱가폴, 필리핀 등 전통적인 휘발유 수출 시장인 아시아를 넘어 수출 영토를 지속해서 넓히고 있다.

2013년 거래를 시작한 뉴질랜드는 연간 500만배럴 이상을 현대오일뱅크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뉴질랜드 전체 휘발유의 25%, 수입 휘발유의 54%가 현대오일뱅크 제품이다.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과도 올해 말까지 휘발유를 최대 120만배럴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역별 휘발유 수출 비중은 2013년 기준 아시아가 77%, 오세아니아 18%, 미주는 4%에 불과했지만 올해 기준 아시아 수출비중은 57%로 20%p 줄어든 반면 오세아니아와 미주는 각각 29%, 13%로 늘어났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한국 석유제품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이 정제설비를 확충해 수출까지 나서고 있다"며 "국내 정유사들은 역외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