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뜬장을 벗어난 강아지들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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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0-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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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평생 철장 속에서 살아 왔을 개들이 태어나 처음 흙을 밟아보고 까부는 모습이 뭉클하게 하고 있다.

동물복지문지연구소 어웨어는 지난달 29일 전라북도 군산의 한 마을에서 해묵은 뜬장을 철거했다.

지난해 2월 설립 당시부터 해오던 '시골개 1m의 삶'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시골개 1m의 삶'은 대부분 실내에서 사는 도시개들과 달리 바깥의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시골개들에게도 적절한 사육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뜬장 속 강아지들. 

마을 한 켠에 뜬장이 설치돼 있었고, 뜬장 안에서는 개들이 있었다. 뜬장 아래에는 미처 치우지 않은 개들의 오줌과 똥이 있었다.

전문 개농장이 아닌 마을에서 소일거리로 키우는 개들이라고 했다. 원하는 이가 있다면 분양도 하는, 시골에서는 평범한 개들이었다.

뜬장 안에 있던 개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 철장에 매달려 사람들을 쳐다봤다. 드디어 철거를 위해 뜬장이 열리고 개들은 바깥으로 나왔다.

태어난 지 얼마 안돼 뜬장이 집이 된 제대로 흙을 밟아보는 것은 처음인 개들도 있을 터였다. 강아지들도 속속 눈에 띄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입을 벌리면서 웃음짓는 강아지들. 그리고 배설물을 치우기 위해 잠시 올려놓은 트럭 위에서도 깡총깡총 뛰는 녀석들.

트럭 위에서 신이 난 강아지들. 

이런 강아지들 못지 않게 기뻐한 개 한 마리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강아지들과 달리 한 켠에서 목줄을 하고 살던 어미개였다.

어미개와 마주한 강아지들. 

트럭 위로 다가와 강아지들과 눈맞춤을 하는 모습이란. 강아지들을 트럭 위에서 내려 놓으니 어미개 주위를 돌면서 서로 짖까불고 아주 신이 났다.

"치워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같이 하니 금방 하네!" 뜬장을 철거하고 난 뒤 마을 이장님이 한 말이다. 지금껏 관행대로 키워 왔지만 이장님 역시 내내 불편한 마음이 있었던 듯했다. 마을 주민이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진작 이렇게 살게 해줄 걸. 

이날 뜬장이 철거되고, 뒤 이어 새 보금자리 마련 작업이 시작됐다. 새로 울타리가 쳐지고, 울타리와 새집을 고정할 시멘트를 치고 등등.

마을을 소개하고, 촬영 재능기부에 나선 황윤 영화감독은 "도와 달라는 부탁에 이장님의 생각에도 변화가 왔고, 지금껏 200마리를 넘게 가둬 키운 뜬장을 치우기로 전격 결심하셨다"며 "이번에 우리가 도와준 개들은 겨우 몇 마리에 불과하지만, 이번 캠페인이 전국의 수많은 개들에게 희망을 주는 불씨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밖에 사는 개도 반려동물"이라며 "시골에 사는 개들도 이전보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주민 교육과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와 프로덕션 1986도 이번 군산 마을 뜬장 철거와 보금자리 마련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훈련사는 올초 좁은 생활반경에서 살아가는 개들을 위한 '1미터의 삶'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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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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