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잇따른 '금리인상' 공세···고민 깊은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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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10-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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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미 장관 "주택값 안정화"···이낙연 총리 "韓·美 금리역전 우려"

  • 한은, 유동성 과잉·경제둔화 사이 딜레마···전문가 "연내 인상할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제공]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저금리 기조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면서 한국은행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 유동성 과잉 부작용과 경제지표 악화 사이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한은을 대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춰져 중립성을 훼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일 김현미 장관은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금리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집값 급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어 김 장관은 "지속되는 저금리정책으로 시중 유동성 과잉이 (깁값 상승의) 이유 중 하나"라며 "지난 정부부터 지속된 저금리가 정권이 바뀌었지만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 유동성 과잉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이낙연 총리도 지난달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해 금리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접 드러낸 바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방송에 출연해 "집값 상승은 유동성 과잉이 문제이며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운 바 있고, 같은 당 정성호 의원 역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금리를 인상해 유동성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채권 전문가는 "정부 관계자들의 금리 인상 발언은 채권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고, 실제로 이낙연 총리 발언 직후 시장이 크게 요동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시) 이낙연 총리의 발언은 연내 한은의 통화정책에 여러 모로 부담을 지워주는 발언"이라며 "금리가 동결되거나 인상돼도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정부관계자와 정치인들의 논리는 박근혜 정부 초기 잇따른 규제 완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해온 만큼 이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신규고용이 매우 악화된 수준이고 낮은 물가상승률, 미·중 간 무역분쟁 등 대내외 악재가 상존해 있어 부동산 안정화만을 이유로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현재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과정에서 인상 소수의견을 내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초 연내 금리 동결 전망에서 한 차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과 10월 경제지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미·중 무역전쟁 등 급변하는 대외 상황에서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할 것인지, 동결할 것인지 예측의 정확도는 낮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기는 이낙연 총리의 금리 발언 영향으로 10월보다 11월로 지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며 "한은의 통화정책이 독립적으로 수립된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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