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156억 비위 공무원 해외도주…“국세청의 제식구 감싸기”

봐주기로 국고에 156억 손실입힌 공무원, 내부감사 중 해외도피

5000만원 체납 국민은 출국금지…공무원은 출국금지 근거 없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세청이 세금 156억원을 불법으로 부족하게 징수한 국세공무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허술하게 해, 해당 공무원이 해외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여파로 32건의 행정심이 제기됐고, 그 중 2건을 전체 패소하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관련 분야에 장기간 근무한 A(주범)가 전산시스템의 허위 신고자료를 부당처리하고, 후임자 B·C(공범)에게도 유사하게 부당처리하도록 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세관할 위반(특정 사건을 본인이 처리하도록 납세자 주소지 허위 변경) △취득가액 과다산정(납세자와 공모하여 사실과 다른 취득계약서 작성) △부당감면 적용(자경농지, 일시적 2주택 등 감면·비과세 부당신청) 등의 부당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세청이 A가 해외로 도주할 때까지 어떤 협의도 구두고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내부감사에서 불법행위를 인지하고도 도주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공무원의 직무관련 범죄 고발지침‘에 따르면, 범죄혐의자의 해외 도주 가능성이 있을 경우 국세청은 관할 수사기관과 사전 협의를 하거나 구두 고발 후 고발장을 제출해야 한다.

또한 국세청은 국세징수법 제7조의4에 따라 5000만원 이상 체납한 납세자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있다. 국세청 요청에 따른 출국금지 건수는 2013년 3706명’에서 2017년 1만1763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자기 직원이 비위를 저지른 경우에는 출국금지 요청을 할 법적 근거조차 없어 해외 도주를 막지 못했다.

이종구 의원은 “국세청은 직원의 도주가능성이 있을 경우 수사 기관과 사전협의 및 구두고발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면서도 “그러나 해당 직원의 도주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아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 안일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납세자는 5000만원만 체납을 해도 출국금지 요청을 하면서 자기 직원은 156억원 규모의 비위 사실이 있어도 출국금지를 못 시킨다는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일 뿐만 아니라 자기 식구 감싸기”라며 “비위공무원에 대한 출국금지 등 엄밀한 재발방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