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치인들이 5일 평양에서 만나 올해 안에 남북국회회담을 개최하자고 의지를 다졌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남측 국회의원들은 이날 오후 6시쯤 평양 고려호텔에서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30여분 간 면담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늘 모임을 계기로 앞으로 국회 간 교류를 더 많이 해야 한다"며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면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정권을) 안 빼앗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민주평화당은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평화가 더 들어가 있어서 평화와 번영에 더 앞서가는 당"이라며 "(정권을) 평화당에 넘겨도 남북평화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농담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평화하면 뭐니뭐니해도 정의당이 앞장서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10년 전 평양에 왔는데 그때와 너무 달라져서 놀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남북국회회담 개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금년 중에 평양에서 남북국회회담을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전해달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도 "남북 정상이 좋은 대화를 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거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폭넓게 교류하고 의논해서 평화를 확산하고 깊이 뿌리내리게 했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북측의 안동춘 부의장은 이에 대해 "남측 국회에서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가 여러 가지 논란 속에 진척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각자 타당성과 근거가 있겠지만 대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남국회회담도 필요하면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남측 국회와 북의 최고인민회의가 마주 앉았을 때 남측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거기서 논의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북 정치인들은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남북국회회담 성사의 전제조건에 대해 서로 의견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안동춘 부의장이 '설령 다른 야당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남북국회회담을) 하겠다, 문제를 극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면서 "국회회담이 연내에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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