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6일(현지시간)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어온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53)에 대한 인사 비준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 대법원은 보수파가 과반수를 차지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찬성 50표, 반대 48표, 불과 2표 차로 캐버노에 대한 인준안을 처리했다. 미국 언론들은 대법관 인사 비준안 표결로는 1881년 이후 130여년 만에 가장 근소한 차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표결 결과가 캐버노를 지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치 맥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겐 대단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캐버노의 합류로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연방 대법원 성향이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보수 우위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 상원이 우리의 위대한 지명자인 캐버노 판사를 승인한 데 대해 갈채를 보내고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도 이날 중에 캐버노에 대한 임명장에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법원도 성명에서 캐버노 지명자가 이날 중에 취임 선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코널 대표는 이날 표결에 앞서 한 인터뷰에서 "반(反)캐버노 운동은 훌륭한 정치적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캐버노를 반대하는 민주당이 의회 다수파가 될 수 있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위기감이 중간선거에 반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인 캐버노는 의회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그가 고교시절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져 곤욕을 치렀다. 중간선거에서 여성과 젊은층의 표를 의식한 민주당이 반 캐버노 공세를 펼치는 사이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공화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캐버노는 지난 7월 퇴임한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의 자리를 메우게 된다. 케네디 전 대법관은 보수파가 지지하는 개인 총기 소유를 옹호한 반면, 보수파가 반대하는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등 유연한 입장으로 미국 대법원의 판결을 크게 좌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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