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달 14일 5G(세대) 이동통신 장비업체를 선정한 것을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세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가 장비 테스트-인증 절차를 시작하기도 전에 서둘러 업체를 선정·발표한 게 우선 이상한 점이다. SK텔레콤이 선정한 세 업체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노키아·에릭슨은 아직 장비 개발이 끝나지도 않았다는 게 두 번째 의문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같은날 인증 신청을 했는데, 삼성전자가 일주일 앞서 인증을 받은 것도 미스터리다.
일각에선 특히 오는 12월 상용화 일정에 맞추기 위해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노키아·에릭슨의 장비로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결국 소비자들이 불량 서비스를 받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 등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날 초 업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같은달 17일부터 장비 적합 인증절차에 들어갔다. 장비 적합 인증은 과기정통부가 지정한 7개 민간 업체들이 장비 테스트를 한 뒤 정부가 적합 인증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5G 장비 적합성 인증은 전파 신호 품질 유지, 통신 신호 간섭 방지 등의 장비 공급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의아한 부분은 SK텔레콤이 지난달 14일 돌연 삼성전자와 노키아·에릭슨을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당시 이유는 5G 서비스에 적합한 기술을 갖췄고, 기존 LTE 서비스와의 연동성을 고려했다는 것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 업체를 발표한 것은 보안 이슈 등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위해서였을 것"이라면서도 "인증 절차 전에 장비 업체를 선정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과거 LTE 장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경우는 없었다.
특히 노키아·에릭슨은 아직 인증 신청을 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장비 테스트는 민간 업체가 하는 것이라 일정을 알 수 없다"면서 "2단계인 인증 신청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장비 테스트를 위한 민간업체 7곳은 정부가 선정한다.
노키아·에릭슨이 10월 중 인증 절차를 밟을 경우 통상 11월이 돼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선정일 뿐 아직 최종 결정된게 아니다”면서 “정부의 적합성 신청은 장비사가 상용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하는 통과의례고, 우리가 장비사를 선정하는 부분은 이와 별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사흘 뒤인 17일 인증절차 개시일에 인증을 신청했다. 화웨이도 같은날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11일 뒤인 28일 인증을 받았고, 화웨이는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인증을 획득했다. 화웨이 장비는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석달 가량 기술이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쉽게 말해 완제품을 석달 앞서 개발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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