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지난 5일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여타 신흥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대외부채 상환능력도 우수하다”면서 “우리나라와 취약 신흥국 간 상호 익스포저 규모가 작고, 신용등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의 확대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 유가상승 등 대외 요인들이 동시에 시장에 영향을 줄 경우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해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신흥국 리스크가 부각된 이유는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높은 물가와 무역적자 확대 등 거시경제 취약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리스크는 곧 경제부문 기초체력이 약한 브라질과 남아공, 인도네시아로 번지면서 해당 국가들의 통화가치의 하락 및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
이외에도 또 미·중 무역분쟁 우려 확대와 미 달러화의 강세도 신흥국에 대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수출물량이 감소할 경우 경제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투자자들 역시 이를 우려하면서 시장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달러화의 강세는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금을 선진국으로 유(U)턴 시키는 요인이다.
한은은 “2016년 이후 신흥국으로 가파르게 유입되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북미 등 선진국으로 상당부분 되돌아 갔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여타 신흥국 전반으로의 취약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정도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금융불안은 일부 취약국들에 집중되고 있어 2013년 5월에 발생했던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 보다 차별화 양상이 뚜렷하다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브라질, 남아공 등으로 불안심리가 일부 확산됐으나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터키, 아르헨티나 등에 상당부분 집중돼 있다”면서 “주가 하락폭도 테이퍼 텐트럼 시기에 비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 신흥국의 금융불안은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재발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외화 부채가 많은 펀더멘털이 취약한 국가가 금융불안 위기를 언제든 겪을 수 있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 요인인 만큼, 신흥국 금융시장이 추가로 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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