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창고에서 붉은불개미 1000여마리가 발견되면서 불안감을 키우는 와중에, 붉은불개미의 독을 활용하는 연구가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이언스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에모리 의대의 잭 아비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현재 붉은불개미의 독에 포함된 솔레놉신 성분을 이용해 건선을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건선은 대표적인 만성 피부 질환 중 하나다. 붉은 반점과 비늘처럼 일어나는 각질을 동반한 발진이 피부에 일어나는 질병이다. 한 번 발병하면 10~20년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지만,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전 인구의 약 1~2%가 건선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비저 교수는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물질이 바로 세라마이드"라면서 "세라마이드는 피부의 상태를 최적화시키는데 도움을 주지만 반면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도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솔레놉신 화합물을 투여한 결과 세라마이드 생성이 감소돼 건선을 유발하는 염증이 대폭 주는 현상을 발견했다.
아비저 교수는 "솔레놉신 화합물이 건선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질병을 유발하는 염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따라서 염증 완화와 관련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피부 연화제에 피부 진정 효과는 있지만 피부를 회복시키는 능력은 없는 것과 대조적으로 솔레놉신 화합물은 피부를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솔레놉신 화합물을 건선 치료 뿐만 아니라 혈관 성장 억제제나 항암제로서의 활용 가능성 또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발견으로,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여덟번째다.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을 시작으로 인천항, 평택항 등 항구에서 잇따라 개체가 발견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내륙 지역인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여왕개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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