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고품격 문화유산 도시죠.”
경기 수원시를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있는 이 질문에 송영완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이렇게 답했다.
송 국장은 “문화예술정책에서 고유한 콘텐츠를 가질 수 있는 것만큼 행운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원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정조대왕이라는 역사적 콘텐츠를 보유한다는 강점이 있다”며 “타 지역과는 차별화되는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원 대표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10월 5~7일)와 수원시·경기도·서울시·화성시가 공동 주최한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6~7일) 등 수원시의 문화예술정책을 선두에서 지휘한 송 국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송 국장은 “태풍 콩레이로 인해 정조대왕 능행차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등 맘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성황리에 잘 끝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수원시 대표 축제 마무리 소감을 밝혔다.
그의 수원화성에 대한 애착은 각별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은 수원시 관광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입니다. 수원의 대표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는 강릉 단오제와 진주 유등축제처럼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수원화성문화제는 프로그램 기획과 제안, 기부금 모금 등 시민이 직접 주도하고 참여하는 시민화합형 축제로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2016년부터 3년 연속 문화제 야행 개최도시로 선정된 것도 근본적으로 수원화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및 경기도 대표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지명도가 있는 축제다. 올해로 제55회째를 맞은 수원화성문화제는 ‘여민동락의 길’을 주제로 열렸다.
송 국장에게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에 대해서도 물었다. “정조의 효와 애민 정신을 담고 있는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도 수원의 자랑거리입니다. 올해 한국관광혁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 WTO)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송 국장은 수원시가 ‘인문 도시’라고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수원화성을 비롯한 수원 곳곳에는 조선의 정조를 비롯한 실학자들의 인문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휴먼시티 수원을 슬로건으로 내건 수원시는 사람중심 인문도시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국장은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수원시가 ‘더 큰 수원’(수원특례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 인구는 125만명에 달합니다. 인구 수준은 광역시 수준의 행정수요가 필요하지만, 일반 기초자치단체 기준을 적용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특례시가 되면 행정조직 및 재정이 뒷받침된 역량 확보를 통해 더 광범위하게 문화예술 협치와 자치를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수원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송 국장은 또 “문화예술을 전담하는 수원문화재단을 통해 전문적이고 집약된 문화예술정책을 구현하고 있으며, 예술성 높은 시립교향악단, 합창단, 공연단 등 수원의 색을 입힌 다양한 문화예술 스펙트럼을 구축하고 있다”고 수원의 문화 환경을 소개했다.
장점을 뒤집어보면 단점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송 국장은 “정조와 수원화성 외에 시민들이 참여해 쟁점이 될 수 있는 특화된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며 “보령머드축제, 화천산천어축제, 함평나비축제 등과 같이 시민들과 국민이 열광하며 참여할 수 있는 특화된 소재, 인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광정책의 애로사항 물음에 대해서는 “수원화성 주변 문화재보호구역 내에 수원화성 관광특구가 지정돼 있다”며 “관광 인프라 개선 사업 시 문화재청의 행정절차 이행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조건부 허가로 인해 사업의 연속성이 저하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송 국장은 “사람들이 더 많이 방문하는 수원을 만들기 위해 수원화성 경관 조명 보완을 통한 빛의 산책로 조성, 도시 관광의 상징 건물인 인공 달 설치, ‘숲속의 파티’라는 주제로 개최된 수원연극축제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집무실 책상에는 수원시 캐릭터인 ‘수원이’가 놓여 있다. 수원이 개발을 총괄하기도 했던 송 국장의 별명은 ‘수국님’. ‘수원이 국장님’이라는 의미다. 직원들이 헌신할 수 있도록 능력을 끌어내는 소통 능력을 리더의 첫 번째 자질로 꼽는 송 국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은 “소신껏 일하라”다.
송 국장이 마음에 새긴 단어는 ‘치곡(致曲)’이다. 중용(中庸) 23장에 나오는 말로 곡(曲)에 이르게 한다는 뜻이다.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할 때 결국 세상을 감동하게 해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수원시의 문화예술정책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도 송 국장의 ‘치곡’을 향한 정성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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