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 나선 신동빈, 첫 회의서 ‘투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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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8-10-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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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심 집행유예 받고 8일 첫 출근, 오전 오후 잇달아 현안 회의

  • “국가 경제 기여 방안 모색” 당부…대규모 투자·채용 계획 전망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개월 간의 수감생활을 마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 화두는 '투자'였다.

지난 5일 롯데 오너일가 경영비리 및 국정농단 2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난 신 회장은 8일 롯데월드타워 집무실로 첫 출근을 했다.

234일 간의 수감생활을 거친 뒤 불과 사흘 뒤였지만, 신 회장의 출근은 이전과 다름이 없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께 롯데월드타워 1층에 관용차를 타고 도착했다. 취재진을 의식해 지하나 다른 동선을 택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당당한 출근이었다. 다만 신 회장은 1층 로비에서 마주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 판결에 따른 석방인 만큼 행동을 조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후 현안보고 회의는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허수영·이원준·이재혁·송용덕 화학·식품·호텔&서비스·유통 등 4개 사업 부문(BU)장이 참석해 경영 현안을 신 회장에게 보고했다. 워낙 밀린 현안이 많은 탓에 회의시간은 평소보다 길어졌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은 주로 보고를 들으면서 경영정상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날 회의 중간 임원진들에게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롯데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지속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롯데 관계자는 전했다. 

회의가 끝난 후 점심식사를 위해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지하 2층의 직원식당으로 향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은 평소에도 주간회의 이후 종종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곤 한다.

오후에는 롯데지주 주요 임원과 회의를 가졌다.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윤종민 HR혁신실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 임병연 가치경영실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신 회장은 그룹의 자금 흐름과 향후 투자계획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한글날인 9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이번 주 내내 그룹 계열사 전반의 업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당분간 대외 활동보다는 내부현안 파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롯데그룹의 현안 파악이 끝나면 조만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롯데의 경영 상황도 살필 계획이다.

8일 오전과 오후 회의 모두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 계획이 화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 신 회장이 직접 내놓은 롯데그룹 개혁안의 일부인 대규모 투자계획을 이어가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당시 신 회장은 개혁안에서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원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이 때문에 항소심 변론에서도 신 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할 경우 대규모 투자를 통한 청년실업 해소 등을 꾸준히 강조했다.

한편 신 회장의 수감 당시 꾸려진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는 신 회장의 복귀와 함께 활동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정농단에 연루, K스포츠재단에 추가 지원했다가 돌려받은 70억원의 추징도 재판부가 지난 8일 취소했다. K스포츠재단이 반환한 70억원이 건넸던 뇌물과 동일하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다. 신 회장은 무죄의 판결을 이끌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할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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