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근 교수 "기업이 변해야 회계투명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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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기자
입력 2018-10-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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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선 기업도 함께 변해야 한다." 9일 아주경제와 만난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월 학계에서 퇴임한 곽 교수는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또 지난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재단 이사를 맡은 회계 전문가다.

새 외감법은 감사인 선임 권한을 경영진에서 감사위원회로 이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감사인 선임 권한 이관이 회계투명성을 높여줄 만능열쇠는 아니란 게 곽 교수의 견해다.

그는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측은 기업이고, 사외이사에 대한 보수 역시 기업이 제공한다"며 "감사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감사위원들에게 경영진과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감사인 지정제를 도입하면서 회계투명성을 높이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단, 기업 스스로 바꿔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감사인 지정제가 잘 정착되기 위해선 회계법인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기업에 지정하는 외부감사인 대부분이 이른바 '빅4(삼일·삼정·안진·한영)' 회계법인이다. 따라서 중소 회계법인들은 일거리를 빼앗길 거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곽 교수는 "규모가 큰 상장기업에선 예상 밖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대형 회계법인은 해외 사례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중소 회계법인은 이런 경우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어 품질관리제도를 제대로 이행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조직의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곽 교수는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IT)의 발달로 회계사 수가 줄어들 거란 분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곽 교수는 "일의 양은 줄더라도 수요는 오히려 늘 수 있다"며 "영국은 비전업회계사(PAIB) 등도 체계적으로 길러내고 있는데, AI가 정보의 진실을 판가름하는 일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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