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로부터 지난 8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결정지은 SK해운이 빠른 경영정상화에 돌입한다.
SK해운은 이번 투자유치로 경영권을 한앤컴퍼니에 넘겼다.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차입 부담이 과중해짐에 따라, 재무구조의 근본적 개선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절박감이 과감한 투자유치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이번 투자 유치는 국가경제 손실 없이 민간 주도의 자발적인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첫 사례로, SK해운은 안정적 재무구조 위에서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SK해운은 2008년 이후 해운시황이 악화되며 매년 큰 손실을 떠안았다. 현금 부족을 메우기 위한 누적 운영 차입금이 올해 6월 기준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전용선 사업과 벙커링(선박 연료유 공급)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해운 및 기타 관련 사업을 물적 분할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을 이어왔따.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해운업황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파격적인 구조변화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절박감이 이번 투자유치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국가주도 자금 수혈 없이 민간주도의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SK해운은 대규모 자금 유치 이후에도 SK㈜의 지분이 유지됨에 따라 SK브랜드 사용은 물론 SK그룹의 수송 수요에 대한 안정적인 수송 서비스 제공 또한 유지될 계획이다.
SK해운 측은 “구성원들의 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해 향후 안정적인 사업‧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고객‧시장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고 성장 전략 추진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투자사인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된 국내 최대규모의 국내투자 사모투자전문회사로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 10여 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치는 등 중장기 투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4년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부(現 에이치라인해운)와 2016년 현대상선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사업확장을 지속해왔다. 세계 2위 자동차 공조부품 제조업체인 한온시스템과 국내 최대 종합시멘트 제조업체인 쌍용양회 경영권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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