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 예능프로그램 34건을 표절한 것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끈다.
9일 중국 연예 전문매체 시나오락(新浪娛樂)은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중국에서 방영된 예능프로그램 34개가 한국 프로그램을 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방송사·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로부터 제출받은 ‘중국 방송사의 국내 포맷 표절 의혹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표절한 한국 예능프로그램은 KBS 7개, SBS 10개, JTBC 5개, tvN 6개, 엠넷 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한국 예능프로그램이 갈수록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보도에 현지 누리꾼들은 대부분 “창피하다”, “치욕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도 중국의 고유문화행사인 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무단 등록하지 않았느냐”며 “상관없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분명 예능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표절도 많을 것”이라며 “중국의 한국 프로그램 무단 표절은 이미 예전부터 문제 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정말 창피하다. 표절도 너무 티 나게 했다. 어설프다”며 “중국은 표절 말고는 답이 없나 보다”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표절이 문제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한 누리꾼은 “단오제가 한국꺼란다. 그만 말해라”고 댓글을 남기자 다른 누리꾼은 이 댓글을 공유하며 “맞다. 사람들은 이것을 ‘창조(?新)’라고 말한다”며 이를 옹호했다.
지난 2005년 한국이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시키자 중국에서는 표절 논쟁이 벌어졌다. 당시 중국에서는 “단오(端午)는 2000년 이상 이어온 중국 고유의 문화행사다. 그런데 왜 한국이 그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느냐”는 반론이 제기됐고, 이로 인해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베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한편 중국이 표절한 한국예능프로그램 중 ‘프로듀스 101’은 중국에서 ‘아이돌연습생(偶像練習生)’의 이름으로 방영됐다. 이는 국제기관인 포맷인증보호협회(FRAPA)에서 프로그램 유사도 88점(만점 100점)으로 역대 표절 작품 중 최고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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