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0일 최근 대만을 거세게 압박하는 중국을 겨냥해 "대만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양안(兩岸, 중국 대륙과 대만)간 대립을 경솔하게 고조시키지도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중화민국(대만) 107주년 국경일 경축행사 연설 자리에서다. 차이 총통은 전날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중국 대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고 11일 홍콩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책임감 있는 대국(大國)이라면 '충돌의 근원지'가 아닌 지역과 세계 발전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중국이 외교와 군사적으로 일방적으로 대만을 탄압하면서 양안관계가 상처를 입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며 "정세가 격변할수록 대만은 침착하게 압력을 이겨내며 적절한 생존방식을 냉철히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차이 총통은 "대만은 경제와 안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과 일본, 유럽연맹(EU)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 국제적 지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300만 대만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 중화민국의 영원한 발전을 지켜내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지역 안정의 유지를 위해 반드시 끝까지 대만을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국경일 경축행사는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 양창수 주타이베이 한국대표 등 외국 귀빈 180명을 비롯해 약 6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차이 총통의 연설에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마샤오광(馬曉光) 국무원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0일 밤 "차이 총통의 연설은 '양국론(兩國論)', 그릇된 분열론, 중국 대륙에 대한 반항심으로 가득차 있다"며 "서방의 반중세력에 영합해 중국을 억누르려는 위험한 의도를 드러냈다"고 경고했다. 마 대변인은 그러면서 "양안 관계를 무너뜨리고, 대만을 분열시키려는 목적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차이잉원 정권 출범 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중국은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며 압박을 가해 왔다. 이로 인해 올해에만 부르키나파소와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가 대만에 등을 돌리고 중국과 손 잡는 등 차이 정권 출범 3년차 벌써 수교국 5개가 대만에 등을 돌리고 중국과 손 잡았다. 이로 인해 대만의 수교국은 17개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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