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쪽에 대여섯분의 여성CEO를 잘 압니다. 대부분 가정주부로 지내다 남편 사별후 회사를 꾸려나간 사람들이죠. 그분들을 가만히 보면 공통점이 있죠. 우선 경영을 아주 잘합니다. 여성들에겐 그런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여성들은 무리하지 않습니다. 허황된 걸 피하고 구체적으로 진행합니다. 남편이 백만원 2백만원을 주면 그것으로 맞춰 살림을 살면서 체득한 지혜일 거예요. 그리고 또 특유의 모성같은 게 있습니다. 직원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관심있게 살피는 것은 여성CEO의 장점일 겁니다. 직원들은 여성상사를 상대적으로 덜 어려워하죠. 그래서 소통도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도 유연하고, 확장에 열올리기 보다는 내실을 먼저 생각합니다."
어려운 점을 물었더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앞에 했던 말을 뒤집으면 된다는 것.
"가장 힘들었던 건, 남자직원들이 리더십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죠. 몹시 어려운 일을 해결함으로써, 직원들이 비로소 리더십을 믿었죠. 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전 결심을 했죠.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자. 자동차도 소형차 타고 내려갔죠. 뭐든지 솔선수범으로 3년을 해보이겠다. 그래도 안된다면 안되는 거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겪어보니 어려움이 해결되는데 5개월 정도 걸리더군요. 그리고는 직원들이 마음을 열었고, 저의 생각에 진심으로 따랐습니다. 여성CEO라면 비슷한 일을 저마다 겪을 겁니다."
로비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남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느냐고.
"원칙을 세우면 불리할 것도 없습니다. 로비는 아예 처음부터 선을 그었죠. 점심은 먹지만 저녁은 먹지 않습니다. 사무실에 찾아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경우는 드물게 있지만, 그밖에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원칙을 정하니 편합니다. 로비하지 않고 좋은 품질로 신뢰를 쌓아서 사업하겠다. 골프는 주로 행사에만 갔습니다. 정말 얼마전까지만 해도 늘 기우제를 지냈죠. 골프 치는 날 제발 비가 왔으면 했죠. 그런데 최근엔 좋아하게 됐습니다. 행사를 자주 나가면서 어쨌든 자주 쳤더니 재미가 들었죠. 골프는 시간을 들여야 하는 운동이니까요."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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