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 대책’ 한 달이 지난 현재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며 전세 시장에도 그 효과가 발휘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울 중심지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공급 폭탄이 예고된 경기에서는 떨어지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 주간 변동률은 0.02%로 전주(0.01%) 대비 0.01% 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주(0.03%)에 비해 소폭 오른 0.05%를 기록했고, 경기와 인천은 0.01%를 보였다.
서울은 업무 중심지인 종로구와 영등포구를 비롯해 학군이 몰려 있는 노원구와 양천구의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0.26%로 전체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변동률을 보였으며 △종로 0.16% △영등포 0.12% △구로 0.11% △강북 0.09% △성동 0.09% △노원 0.06% △양천 0.05%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1만 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의 입주 영향으로 전셋값 하락이 예상됐던 송파구에서 전세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일부 단지의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잠실동 ‘엘스’가 2000만~50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동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엘스아파트 전용면적 59㎡ 전세가격은 7억3000만~7억5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있다”며 “헬리오시티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량이 소진되고 있는 시기니 연말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리센츠아파트 전용면적 59㎡가 7억5000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8억원도 부르는 집주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송파구 외에도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중심지에서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종로구에서는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이 2500만원가량 상승했다. 영등포구에선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이 2000만원가량 올랐다. 구로구는 신도림동 ‘대림1·2차’가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경희궁의 아침 3단지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방 두 개 짜리 전용면적 62~63㎡의 전셋값이 5억원 가까이 한다”며 “최근뿐만 아니라 조금씩 계속 오르고 있다. 중심지에 있으니 원래부터 매물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의왕 0.13% △구리 0.11% △군포 0.11% △부천 0.07% △남양주 0.04% 등에서 전세가격이 올랐다.
반면 평촌·산본·중동은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입주 물량이 많은 파주시는 -0.22%라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며 경기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시(-0.05%)와 하남시(-0.04%), 평택시(-0.03%)도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이달 15일부터 갭투자를 막기 위한 전세대출 보증요건 강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전세 대출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지만, 실수요자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전세대출 보증요건 강화는 대상이 실수요자가 아닌 주택이 이미 있는 경우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내 집 한 채만 갖고 있는 분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다주택자는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이사철이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막히는 건 시장에 좋은 영향은 아니지만, 전세는 만기 시점이 있기 때문에 시행된다고 해서 바로 효과를 나타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를 통해 현재 주택 보유수와 소득 요건과 관계없던 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의 전세보증 규제가 이달 15일 신청분부터 바뀐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는 전세자금대출 신규 보증을 중단하며, 1주택자의 경우 부부 합산 소득이 1억원 이하인 가구에만 전세보증을 공급한다. 다만 SGI는 1주택자에게는 소득 요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