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사후에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종활(終活·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 문화가 정착돼 있다. 유품 정리와 디지털 유산 상속, 사후 정리를 위한 보험 서비스 등 다양한 종활 상품도 대거 출시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고독사가 증가하면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고인의 유품을 대신 정리해주길 원하는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14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의 비중이 30% 가까이 늘어나면서 노년층에 집중된 고독사는 40·50대 층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1년 682명에서 2015년 124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전국 노인 중 고독사는 연평균 약 7%씩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 비중 역시 2006년 20.7%에서 지난해 27.9%로 급증했다.
유품정리업체 ‘함께나눔’의 조금복 대표는 "유품 정리가 일반 청소와 다른 것은 위생관리 이전에 유족에게 전달할 물건을 정리한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방역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인 만큼 제도적인 정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품은 유족의 뜻과 관계법령에 따라 재활용과 기부, 소각, 버릴 물건으로 분류해 수거·처분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무분별한 폐기물 업체가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폐기물 업체와 유품정리업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주먹구구 식으로 고인의 유품이 정리되고 있다.

사회적기업 '함께나눔'의 유품정리사가 소독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함께나눔]
조 대표는 "고독사는 상당 시간이 경과된 후 발견되다 보니 악취와 해충, 질병 노출 등 2차적 위생문제가 발생한다"며 "전문적인 장비와 기술을 이용한 철저한 위생관리로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 '함께나눔'의 유품정리사가 고인의 유품과 생활용품을 정리하고 있다.[사진=함께나눔]
이어 "완벽한 방역으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유품 정리의 모든 과정에서 묵념 등 예를 갖추는 것도 잊지 않는다"며 "가족의 마지막을 부탁하는 일에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함께나눔은 일산복음의료재단을 비롯한 수도권의 장례식장, 노인전문요양병원 7개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장례문화 개선을 선도하고 있다. 독거노인들의 자살률을 낮추고 아름답게 생을 마감하는 웰다잉 문화의 정착을 위해 임종노트(Ending Note)를 제작·보급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함께나눔은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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