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 절차로 인해 유가증권시장 상장(IPO)이 늦춰졌지만, 연내 상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안정적인 정제마진을 기록하는 등 업황은 나쁘지 않아 상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 감리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작업을 진행중이며, 지난 8월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이후 회계 감리를 진행 중이다. 당초 회계감리를 지난달 마무리 짓고,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중 상장을 계획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현대오일뱅크 회계 기준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서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현대오일뱅크가 합작투자사인 현대쉘베이스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한 점이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는 지분 60%를 보유한 현대쉘베이스를 연결재무제표 상에서 수익 100%로 인색해왔다. 하지만 6월에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수익을 지분율대로 60%까지만 인식하는 내용으로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을 보고 선제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회계 기준 조정을 통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잡은 만큼 경징계에 그칠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이달 중 감리가 끝나는대로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업황도 나쁘지 않다. 3분기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 정제마진 반등, 원하 절하 효과 등으로 긍정적인 실적 전망치가 예상된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3분기부터 4000억원을 투입한 정유 고도화 설비가 본격 가동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유시설 증량과 잔사유를 고도화 설비로 인해 하루 생산량이 16만5000배럴에서 21만1000배럴로 약 30% 늘었다. 증설로 얻는 추가적인 연간 영업이익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모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된 중요한 문제다. 대주주는 지분 91.1%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연내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를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상장 준비는 잘되고 있다"며 "연내 상장 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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