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지배구조 문제에 적극 관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우리은행장이 지주사 회장을 겸직할지 등의 문제를 놓고 주주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로서 우리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부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정부가 지배구조 문제에 깊숙히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당초 정부는 우리은행의 인사 등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하지만 지배구조 문제만큼은 예외라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는 이르면 다음달 7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2일과 8일에는 우리은행 과점주주를 대변하는 사외이사들이 내부 간담회를 열어 지주사 회장 선임방식의 윤곽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에서 적극 개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겸직 문제 등 지배구조에 대한 변수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우리은행 및 과점주주들이 준비하는 지배구조와 금융당국이 생각하는 지배구조가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으로서는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지분율 18.43%)의 소관부서인 금융위원회가 지배구조 문제에 개입하더라도 이를 거부할만한 명분이 마땅치 않다.
최 위원장은 "우리은행이 자율적 경영으로 잘 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지배구조 문제는 은행 경영에 대한 개입이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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