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실제로 문제가 유출되고 당사자인 쌍둥이 자매가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15일 경찰은 “쌍둥이 자매의 부친이자 숙명여고의 전임 교무부장이 A씨가 문제를 유출한 것이 사실이라는 결론은 내렸고, 이르면 이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A씨가 시험에 관해 쌍둥이 자매에게 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했다”며 “쌍둥이 자매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서경찰서는 전날 A씨와 쌍둥이 자매를 재조사했다. 이들 자매는 지난 6일 처음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자매 중 1명은 조사실에서 점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학생은 14일 두 번째 조사에서도 답답함을 호소하며 조사실 밖으로 나가 끝내 조사를 다 받지 못하고 귀가 조치됐다.
경찰이 A씨의 문제 유출 정황을 일부 확인함에 따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학교 교사인 A씨와 그의 딸인 쌍둥이 자매가 형사 처분을 받는 쪽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숙명여고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전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시민은 “어찌 이 학교뿐이겠냐.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 전국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제2의, 제3의 쌍둥이 아빠가 성적을 조작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사건은 학교 교무부장의 쌍둥이 자매가 2학년 문과, 이과에서 모두 전교 1등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자매는 1학년 1학기 때 각각 전교 59등, 121등이었다가 2학기 때 이과 전교 5등, 문화 전교 2등으로 등수가 급격히 올랐다.
이로 인해 숙명여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무부장이 자신의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했고,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 결과 교육청은 문제유출 개연성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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